I was a story riddled with plot holes. “That sounds really scary,” he said. I just nodded.
나는 설정 오류로 가득 찬 이야기였다. “그거 정말 무섭게 들리네.” 그가 말했다. 나는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을 '구멍 숭숭 뚫린 이야기'에 비유하는 에이자. 논리적으로 설명이 안 되는 자기 자신을 작가가 대충 쓴 망한 대본처럼 느끼는 거지. 데이비스의 '무섭겠다'는 위로는 따뜻하지만, 그 구멍을 메워주기엔 역부족인 것 같아.
“Do you feel like you’re getting better?” Everyone wanted me to feed them that story—darkness to light, weakness to strength, broken to whole.
“상태가 좀 나아지고 있는 것 같아?” 모두가 내게서 그런 이야기를 듣고 싶어 했다. 어둠에서 빛으로, 약함에서 강함으로, 부서진 조각에서 온전한 전체로 나아가는 그런 이야기 말이다.
사람들은 원래 해피엔딩 성애자들이잖아? 데이비스도 예외는 아니지. 아자가 '짠! 나 다 나았어!'라고 말해주길 바라는데, 사실 마음의 병이라는 게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른 거라 아자는 지금 '정상인 코스프레'를 강요받는 기분을 느끼고 있어.
I wanted it, too. “Maybe,” I said. “Honestly, I feel really fragile. I feel like I’ve been taped back together.”
나 역시 그런 이야기를 원했다. “글쎄.” 내가 말했다. “솔직히 말하면, 난 지금 아주 위태로운 기분이야. 마치 테이프로 겨우 이어 붙여놓은 것만 같아.”
아자도 자기가 멀쩡해지길 누구보다 바라지만, 현실은 툭 치면 바스라질 것 같은 상태야. '테이프로 이어 붙였다'는 비유는 지금 아자가 느끼는 불안정함을 너무나도 절절하게 보여주고 있어. 겉보기엔 멀쩡해 보여도 속은 너덜너덜하다는 거지.
“I know that feeling.” “How are you?” I asked. He shrugged.
“그 기분 알아.” “넌 어때?” 내가 물었다. 그는 어깨를 으쓱했다.
데이비스도 부잣집 도련님이지만 속은 아자만큼이나 썩어 들어가는 중이라 '동병상련'을 느끼고 있어. 에이자가 안부를 물으니 어깨를 으쓱하는 데이비스... '말해 뭐하냐, 나도 개판이다'라는 무언의 답변인 셈이지.
“How’s Noah?” I asked. “Not good.” “Um, unpack that for me,” I said.
“노아는 어때?” 내가 물었다. “안 좋아.” “음, 자세히 좀 말해줘.” 내가 말했다.
아자가 이제 데이비스의 동생 노아 안부까지 챙기네? 노아도 아빠 실종 사건 이후로 멘탈이 바스러지고 있거든. 데이비스가 '안 좋아'라고 짧게 대답하니까 아자가 '하나씩 풀어서 이야기해봐'라며 상담가 모드로 변신했어.
“He just misses Dad. It’s like Noah’s two people, almost: There’s the miniature dudebro who drinks bad vodka”
그는 그저 아빠를 그리워하고 있을 뿐이다. 노아는 마치 두 사람인 것만 같다. 질 나쁜 보드카를 마셔대는 꼬마 마초남이 있는가 하면,
노아의 이중생활에 대한 데이비스의 씁쓸한 폭로야. 겉으론 보드카 빨며 쎈 척하지만 속은 이미 너덜너덜한 상태라는 걸 형인 데이비스는 다 알고 있지. '미니어처'라는 표현에서 동생을 보는 복잡한 심경이 느껴지지 않니?
“and is the king of his little gang of eighth-grade pseudo-badasses.”
중학교 2학년짜리 가짜 불량배 무리의 왕 노릇을 하는 그런 모습도 있다.
노아가 학교에서 어떤 애들이랑 어울리는지 보여주는 대목이야. '가짜 불량배'라는 표현에서 데이비스가 이들을 얼마나 우습게 여기는지 딱 보이지? 그냥 아빠 없는 빈자리를 허세로 채우려는 가련한 중2병 파티인 셈이야.
“And then the kid who crawls into bed with me some nights and cries.
그러다가도 어떤 밤에는 내 침대로 기어 들어와 울음을 터뜨리는 어린아이로 돌아가기도 한다.
방금 전까지 보드카 마시고 가짜 쎈 척하던 애가 밤에는 형 침대로 파고든다니... 이 극명한 대비가 노아의 무너진 내면을 너무 잘 보여줘서 가슴이 찡해지지. 낮엔 늑대, 밤엔 강아지인 셈이야.
It’s almost like Noah thinks if he screws up enough, Dad will be forced to come out of hiding.”
마치 자기가 충분히 사고를 치면, 아빠가 숨어 있는 곳에서 억지로라도 끌려 나올 거라고 생각하는 것만 같아.
노아가 사고를 치는 진짜 이유가 드디어 밝혀졌어. '나 이렇게 망가지고 있는데, 그래도 안 올 거야?'라고 아빠한테 온몸으로 시위하는 거지. 아이들의 전형적인 관심 끌기 작전인데, 그 대상이 행방불명된 아빠라니 더 비극적이야.
“He’s heartbroken,” I said. “Yeah, well. Aren’t we all. It’s... I don’t really want to talk about my life, if that’s okay.”
“그는 상심해 있어.” 내가 말했다. “그래, 뭐. 우리 모두가 그렇잖아. 그게... 괜찮다면 내 삶에 대해서는 정말이지 이야기하고 싶지 않아.”
노아의 상태를 보고 아자가 한마디 거드니까, 데이비스가 '우리 다 맛이 갔지 뭐'라며 씁쓸하게 받아치는 장면이야. 자기 속 얘기에 뚜껑 닫으려는 데이비스의 방어 기제가 느껴지지? 이 동네 애들은 다들 마음속에 사연 하나씩은 품고 사는 것 같아.
It occurred to me that Davis probably liked what infuriated Daisy—that I didn’t ask too many questions.
데이비스가 데이지를 그토록 화나게 만들었던 점, 즉 내가 질문을 너무 많이 하지 않는다는 점을 아마 좋아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자가 자기 생각에 빠져 사느라 남한테 질문을 안 하는 게 절친 데이지한테는 서운한 일(버그)이었지만, 사생활 복잡한 데이비스한테는 최고의 장점(기능)이었던 거지. 사람마다 단점이 장점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아자가 깨달은 순간이야.
Everyone else was so relentlessly curious about the life of the billionaire boy,
다른 모든 사람들은 그 억만장자 소년의 삶에 대해 그토록 끈질기게 궁금해했다.
데이비스는 돈 많은 집 자제라 어딜 가나 사람들이 캐물었나 봐. 다들 콩고물이라도 떨어질까 봐, 혹은 가십거리 찾느라 안달 난 상황이지. '억만장자 소년'이라는 타이틀이 주는 피로감이 장난 아니었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