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t you don’t want to get campylobacter. I won’t. You’ll be sick for weeks. Might have to take antibiotics.
하지만 캄필로박터균에 감염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지 않을 거야. 몇 주 동안 앓게 될지도 모른다. 항생제를 먹어야 할 수도 있다.
아이고, 에이자의 머릿속 '걱정 인형'들이 다시 단체로 야근을 시작했네! 키스 한 번에 캄필로박터균이라니, 로맨스 만화 보다가 갑자기 의학 다큐멘터리로 장르가 바뀌었어. 항생제 생각까지 하는 걸 보니 에이자의 상상력은 이미 입원 수속까지 마친 상태야.
Stop. Then you’ll get C. diff. Or you’ll get Epstein-Barr from the campylobacter. Stop.
그만. 그러다 보면 클로스트리듐 디피실균에 감염될 것이다. 아니면 캄필로박터균 때문에 엡스타인-바 바이러스에 걸리게 될지도 모른다. 그만해.
에이자의 머릿속 걱정 엔진이 과부하로 연기를 내뿜고 있어. 키스 한 번에 온갖 희귀한 세균과 바이러스 이름을 줄줄 읊는 걸 보니, 거의 걸어 다니는 의학 백과사전 수준이지? 로맨틱한 분위기는 이미 안드로메다로 휴가 떠났어.
That could paralyze you, all because you kissed him when you didn’t even actually want to
그것은 너를 마비시킬 수도 있다. 네가 정말로 원하지도 않았는데 그에게 키스를 했다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 말이다.
에이자의 공포가 이제 '신체 마비' 단계까지 진화했어. 사실 데이비스를 좋아하긴 하지만, 강박 증상은 '넌 사실 원치 않았어'라며 기억 조작까지 시도하며 공포를 키우고 있어. 키스 한 번에 마비라니, 에이자 뇌 속의 시나리오 작가는 정말 블록버스터급이야.
because it’s fucking gross, inserting your tongue into someone else’s mouth.
다른 누군가의 입안으로 혀를 집어넣는다는 건 더럽게 구역질 나는 일이니까.
아자의 강박이 이제 키스를 '극혐 행위'로 정의해버렸어. 남의 입속으로 신체 일부를 집어넣는다는 걸 아주 기계적이고 적나라하게 묘사하면서, 로맨스를 순식간에 공포 영화로 바꿔버렸네. 비위가 약한 사람이라면 에이자의 이 생각에 동조할지도 몰라.
“Are you there?” he asked. “What, yeah,” I said. “I asked how you’re feeling.”
“내 말 듣고 있어?” 그가 물었다. “어, 응.” 내가 대답했다. “기분이 어떤지 물어봤어.”
데이비스가 멍하니 영혼 이탈 중인 에이자를 현실로 소환했어. '너 거기 있니?(Are you there?)'라는 건 지금 몸만 여기 있고 정신은 가출했냐는 뜻이지. 분위기 잡고 싶은 데이비스와 세균이랑 싸우는 에이자의 온도 차가 거의 북극과 적도급이야.
“Good,” I said. “Honestly not good right now, but good in general.”
“좋아.” 내가 대답했다. “솔직히 지금 당장은 좋지 않지만, 전반적으로는 괜찮아.”
데이비스가 기분을 물으니 에이자가 대답하는 장면이야. '지금 이 순간은 세균 걱정에 뇌가 타버릴 것 같지만, 내 인생 전체를 놓고 보면 나쁘지 않아'라는 아주 철학적이고도 눈물겨운 방어 기제지. 솔직함과 허세 그 사이 어디쯤의 답변이랄까?
“Why not good right now?” “Can you sit across from me?” “Um, yeah, of course.”
“지금 왜 좋지 않은 건데?” “내 맞은편에 앉아 줄 수 있어?” “어, 응, 당연하지.”
데이비스는 옆자리가 좋아서 앉았는데, 에이자는 그 밀착감이 세균 침투 경로처럼 느껴져서 공포스러운 거야. 결국 '제발 떨어져 줘'를 '맞은편에 앉아 달라'는 정중한 요청으로 돌려 말하는데, 착한 데이비스는 영문도 모르고 바로 수락해 버리네. 눈치 챙겨 데이비스!
He got up and moved around to the opposite bench, which made me feel better. For a moment, anyway.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맞은편 벤치로 자리를 옮겼고, 그 덕분에 내 기분은 한결 나아졌다. 적어도 잠시 동안은 말이다.
데이비스가 맞은편으로 옮겨준 덕분에 에이자가 숨통이 좀 트였어. 물리적 거리두기가 곧 멘탈 방역인 상황이지. 하지만 '잠시 동안'이라는 단서가 붙은 걸 보니, 에이자의 머릿속 세균 대전쟁은 조만간 2차전이 시작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어.
“I can’t do this,” I said. “Can’t do what?” “This,” I said.
“나 이거 못 하겠어.” 내가 말했다. “무엇을 못 하겠다는 거야?” “이거 말이야.” 내가 대답했다.
드디어 에이자의 멘탈이 한계치에 도달해서 '항복' 선언을 해버려. 데이비스는 '이거'가 데이트인지 키스인지 뭔지 몰라서 당황하는데, 에이자에게 '이거'는 그냥 이 모든 숨 막히는 현실과 강박 증세 자체인 거지. 정말 안타까운 순간이야.
“I can’t, Davis. I don’t know if I’ll ever be able to. Like, I know you’re waiting for me to get better,”
“난 못 하겠어, 데이비스. 앞으로도 할 수 있게 될지 모르겠어. 네가 내가 나아지길 기다리고 있다는 건 알아.”
에이자가 데이비스에게 아주 묵직한 고백을 던졌어. '나아진다'는 게 도대체 뭔지, 과연 그런 날이 오긴 하는 건지 본인도 확신이 없는 상태야. 기다려주는 데이비스에게 고맙지만 미안한 마음이 가득 담긴 슬픈 독백 같아.
“and I really appreciate all your texts and everything. It’s... it’s incredibly sweet,”
“그리고 네가 보낸 모든 문자랑 그 모든 것들에 정말 감사해. 그건... 정말 다정해.”
데이비스가 에이자를 얼마나 아끼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야. 에이자는 미안함 속에서도 데이비스의 정성에 고마움을 느끼고 있어. 근데 그 '달콤함'이 에이자에게는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것 같아 조금 슬프네.
“but, like, this is probably what better looks like for me.”
“하지만, 뭐랄까, 이게 아마 나에게는 최선의 모습일 거야.”
이 문장이 진짜 가슴 아픈 부분이야. 남들이 보기엔 여전히 불안해 보여도, 에이자 본인에게는 이 정도가 이미 '나아진' 상태라는 거지.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는 비장한 결단 같기도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