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ybe we needed to give shape to the opaque, deep-down pain that evades both sense and senses.
어쩌면 이성과 감각을 모두 빠져나가는, 그 불투명하고 깊숙한 고통에 형체를 부여해야만 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고통이라는 놈은 너무 흐릿하고 깊은 곳에 숨어 있어서 잡히지가 않아. 그래서 '칼'이나 '소용돌이' 같은 구체적인 형상을 빌려와서 억지로라도 붙잡아두고 싶어 하는 거지. 형체가 있어야 싸우든가 말든가 할 테니까.
For a moment, you think you’re better.
잠시 동안은, 상태가 나아졌다고 생각한다.
이게 바로 그 유명한 '희망 고문' 타임이야. 병실에서 좀 정신이 드니까 폭풍이 다 지나간 줄 알고 "오, 이제 살만하네?"라고 착각하는 찰나지. 하지만 아자의 뇌내 빌런은 퇴근하는 법이 없다는 게 함정이야.
You’ve just had a successful train of thought, with an engine and a caboose and everything.
막 일련의 생각이 순조롭게 이어졌다. 기관차와 승무원차를 비롯해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춘 채로.
아자가 드디어 머릿속에서 생각이 꼬이지 않고 기차 레일 타듯 술술 풀리는 경험을 해. '와, 나 이제 정상인가 봐!'라고 셀프 칭찬하는 중이지. 엔진부터 꼬리 칸까지 완벽하게 연결된 생각의 기차를 운행 중인 거야. 드디어 뇌내 기차가 정시 출발, 정시 도착을 달성했달까?
Your thoughts. Authored by you.
당신의 생각들. 당신에 의해 쓰여진 것들.
아자의 최고 로망이 뭔지 알아? 바로 자기 생각을 자기가 '직접' 지휘하는 거야. 남이 쓴 대본 읽는 배우가 아니라, 내가 직접 펜 잡고 쓴 내 머릿속 시나리오라는 뜻이지. '이 생각은 내 거다!'라고 등기 치는 기분이랄까? 자기가 자기 생각의 주인이라는 사실에 감격하는 중이야.
And then you feel a wave of nausea, a fist clenching from within your rib cage,
그러더니 구역질이 파도처럼 밀려온다. 갈비뼈 안쪽에서 주먹 하나가 꽉 쥐어지는 기분이다.
아, 행복은 역시나 짧아. 갑자기 속이 뒤집히면서 갈비뼈 안쪽에서 누군가 주먹을 꽉 쥐고 명치를 때리는 것 같은 통증이 와. 뇌내 평화 협정은 무효가 되고 다시 내면의 전투가 시작된 거지. 평화로운 줄 알았지? 낚였어!
cold sweat hot forehead you’ve got it it’s already inside of you crowding out everything else
식은땀이 흐르고 이마는 뜨겁다. 당신은 병에 걸렸다. 그것은 이미 당신의 내면에서 다른 모든 것을 몰아내고 있다.
이마는 불덩이인데 식은땀은 비 오듯 쏟아지는 최악의 콜라보야. 아자는 확신해버려. '아, 나 균에 감염됐구나.' 이제 그 공포가 머릿속 전셋집 주인 행세하면서 원래 있던 제정신들을 다 쫓아내고 있어. 머릿속이 아주 아수라장이야.
taking you over and it’s going to kill you and eat its way out of you
당신을 잠식하고 당신을 죽인 뒤, 당신의 몸을 뜯어먹으며 밖으로 나올 것이다.
이건 거의 공포 영화급 묘사야. 공포라는 놈이 아자를 완전히 먹어치우고, 나중에는 아자의 껍데기를 뚫고 튀어나올 것 같은 기분이지. '잠식'이라는 단어가 이보다 더 무섭게 쓰일 순 없을 거야. 내 몸의 주도권이 완전히 넘어간 셈이지.
and then in a small voice, half strangled by the ineffable horror, you barely squeeze out the words you need to say.
그러고는 형언할 수 없는 공포에 반쯤 목이 메어 가느다란 목소리로, 해야 할 말을 가까스로 쥐어짜낸다.
공포가 목덜미를 꽉 쥐고 있어서 목소리조차 안 나와. 거의 다 쓴 치약 짜듯이 영혼까지 긁어모아서 겨우 한마디 내뱉는 거야. 아자가 엄마에게 SOS를 치기 직전의 그 쥐어짜는 목소리, 상상만 해도 너무 짠하지 않아?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장면이야.
“I’m in trouble, Mom. Big trouble.”
“엄마, 나 문제가 생겼어. 아주 큰 문제야.”
아자가 엄마에게 드디어 도움을 요청해. 마음속에서 소용돌이치던 공포가 입 밖으로 터져 나온 거지. 단순히 숙제 안 가져온 수준의 트러블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잃어버릴 것 같은 존재론적 위기를 고백하는 아주 뭉클하고도 슬픈 순간이야.
TWENTY-ONE
21
새로운 챕터가 시작됐어. 아자의 고백 이후 이야기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보여주는 이정표 같은 숫자지. 폭풍 같은 20장이 지나고 이제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나갈 준비를 하는 거야.
THE ARC OF THE STORY GOES LIKE THIS: Having descended into proper madness,
이야기의 궤적은 다음과 같이 흘러간다. 제대로 된 광기 속으로 침잠한 뒤에야,
아자가 자기 삶을 한 편의 소설처럼 조망하며 서술해. 그냥 운 좋게 문제가 풀리는 게 아니라, 진짜 바닥까지, 즉 '제대로 된 미친 상태'까지 가보고 나서야 반전이 일어난다는 인생의 아이러니를 말하고 있어.
I begin to make the connections that crack open the long-dormant case of Russell Pickett’s disappearance.
나는 오랫동안 잠잠했던 러셀 피켓 실종 사건의 실마리를 풀 수 있는 연결 고리들을 찾아내기 시작한다.
아자가 드디어 명탐정 모드로 복귀! 머릿속 강박 때문에 미칠 것 같은 와중에도, 잊혀졌던 실종 사건의 퍼즐 조각들을 맞추기 시작해. 광기의 끝에서 오히려 남들이 못 보는 연결 고리를 찾아내는 소름 돋는 순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