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a, stop it!”
“아자, 그만해!”
엄마의 비명. 더 이상 질문(What are you doing?)이 아니야. 딸이 눈앞에서 독극물(알코올)을 삼키고 있는데 설명을 들을 시간이 어디 있어. 당장 멈춰야지.
I heard my mom getting up, and knew my window was closing, so I took a third shot of the foam and stuffed it into my mouth, gagging.
엄마가 일어나는 소리가 들렸고, 내게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세 번째로 거품을 짰고, 헛구역질을 하며 그것을 입안에 쑤셔 넣었다.
엄마가 일어나는 소리를 들은 아자가 다급해졌어. 엄마가 완전히 깨서 자기를 말리기 전에 이 '세균 박멸 의식'을 끝내야 한다고 생각한 거지. 그래서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세정제를 입에 털어 넣는 거야. 진짜 광기 그 자체지.
A spasm of nausea lurched through me, and I vomited, the pain in my ribs blinding, as Mom grabbed me by the arm.
메스꺼움이 발작처럼 온몸을 휩쓸었고, 나는 구토를 했다. 엄마가 내 팔을 붙잡는 순간, 갈비뼈의 통증이 눈앞이 캄캄해질 정도로 몰려왔다.
알코올 세정제가 위장에 들어가니 몸이 비명을 지르는 거야. 게다가 구토하느라 복부에 힘이 들어가니까 찢어진 간과 갈비뼈가 엄청나게 아픈 거지. 엄마는 경악해서 아자 팔을 붙잡고 있고, 아자는 고통과 구토에 정신을 못 차리는 지옥 같은 상황이야.
There was yellow bile all over my pale blue hospital gown. A voice came from inside a speaker somewhere behind me.
연하늘색 환자복은 온통 노란 담즙으로 뒤덮였다. 내 뒤편 어딘가에 있는 스피커에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아자가 토한 내용물이 환자복을 다 적셨어. 담즙(bile)까지 섞여서 노랗게 변했지. 그때 소란을 감지한 간호사 스테이션에서 스피커를 통해 말을 걸어오는 거야. 아주 긴박하고 엉망진창인 상황이지.
“This is Nurse Wallace.”
“월리스 간호사입니다.”
스피커에서 들려온 목소리의 주인공이야. 병실 안의 소란을 감지하고 상황을 체크하러 온 거지. 아자의 비참한 상태와 대비되는 아주 사무적이고 평온한 목소리일 거야.
“My daughter is vomiting. I think she drank hand sanitizer.”
“제 딸이 토하고 있어요. 손 세정제를 마신 것 같아요.”
엄마가 비명을 지르며 스피커 너머 간호사에게 상황을 보고하고 있어. 딸이 눈앞에서 손 세정제를 샷 추가해서 마시는 걸 봤으니 엄마 심장은 이미 안드로메다로 날아갔을 거야. 이보다 더 비극적인 '신고'가 또 있을까 싶네.
I knew how disgusting I was. I knew. I knew now for sure.
내가 얼마나 혐오스러운 존재인지 깨달았다. 알고 있었다. 이제는 확실히 알았다.
아자가 자기에 대한 혐오감에 완전히 짓눌려버렸어. '나는 왜 이럴까'라는 자책을 넘어서, 자신의 존재 자체가 역겹다고 느끼는 비극적인 순간이야. 'for sure'라고 쐐기를 박는 게 너무 마음 아프지.
I wasn’t possessed by a demon. I was the demon.
나는 악령에 씐 것이 아니었다. 내가 바로 그 악령이었다.
아자가 내린 결론은 최악이야. '내 안에 괴물이 있어서 날 조종하는 게 아니라, 내 존재 자체가 괴물이었다'고 생각하는 거지. 자아와 병을 분리하지 못하고 하나로 묶어버린 절망적인 자기 고백이야.
TWENTY
20
챕터가 바뀌었어. 폭풍 같은 밤이 지나고 이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다는 신호야. 숫자가 주는 압박감이 느껴지지?
THE NEXT MORNING, you wake up in a hospital bed, staring up at ceiling tiles.
다음 날 아침, 병원 침대에서 눈을 뜬다. 천장 타일을 멍하니 올려다본다.
갑자기 시점이 바뀌었어! '나(I)'에서 '너(you)'로 바뀌면서 독자가 아자의 고통에 직접 빙의하게 만들어. 병원에서 깨어났을 때 그 특유의 무미건조한 공포가 천장 타일을 통해 느껴지지.
Gingerly, carefully, you assess your own consciousness for a moment. You wonder, Is it over?
조심스럽게, 아주 주의 깊게, 잠시 동안 자신의 의식 상태를 가늠해본다. 그리고 자문한다. 이제 끝난 것일까?
폭풍 같은 밤이 지나고 병원에서 깨어난 아침이야. 아자가 자기 머릿속이 좀 잠잠해졌는지, '그놈(강박)'이 나갔는지 조심스럽게 살피는 중이지. 마치 지진이 멈췄는지 발끝으로 땅을 톡톡 건드려 보는 느낌이야.
“The hospital food didn’t look so good, so I made you some breakfast,” your mother says.
“병원 밥이 별로 맛없어 보이길래 아침을 좀 준비했어.” 엄마가 말한다.
엄마는 역시 엄마야. 딸이 밤새 죽다 살아났는데도 '밥'부터 챙기시잖아. 병원 밥이 부실해 보였는지 집에서 챙겨온 시리얼을 꺼내놓으며 애써 밝게 분위기를 띄우려는 엄마의 사랑이 느껴지는 대목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