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ng night. How are you?” “Great, except I haven’t seen nearly enough of my best friend lately.
“어젯밤이 길었나 보네. 어떻게 지내?” “아주 잘 지내지. 최근에 내 단짝 얼굴을 거의 못 봤다는 점만 빼면 말이야.”
데이지는 에이자의 안색만 보고도 밤새 고생한 걸 바로 알아채. 'Long night'이라는 한마디로 에이자의 수고(?)를 요약해버리지. 그러면서 은근슬쩍 최근에 자주 못 만난 거 서운하다고 티 내는 데이지의 넉살이 돋보여.
You want to hang out later? Applebee’s?” “Sure,” I said.
“나중에 좀 만날래? 애플비 어때?” “그래,” 내가 대답했다.
데이지가 은근슬쩍 방과 후 데이트 신청을 하는 장면이야. 에이자의 상태가 말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평소처럼 애플비에 가자고 제안하는 데이지의 센스가 돋보이지.
“Also, my mom had to borrow my car, so can we just go together?”
“그리고 우리 엄마가 내 차를 빌려 가야 해서 그런데, 그냥 같이 가도 될까?”
데이지가 같이 가자고 제안하는 핑계(?)가 엄마의 자동차 차출이야. 사실 데이지도 에이자를 혼자 두고 싶지 않은 마음이 컸을 거야.
I made it through lunch, through the standard post-lunch encounter with Mom worrying over my “tired eyes,” through history and statistics.
나는 점심시간을 버텨냈고, 나의 ‘피곤한 눈’을 걱정하는 엄마와의 판에 박힌 점심 식사 후의 만남도 견대냈으며, 역사와 통계학 시간도 무사히 넘겼다.
에이자의 영혼 가출 등교 데이가 계속되고 있어. 점심시간도, 잔소리하는 엄마도, 지루한 수업도 다 그냥 '통과'해야 하는 장애물처럼 느껴지는 고달픈 하루지.
In each room the soul-sucking fluorescent light coated everything in a film of sickness,
교실마다 영혼을 빨아들이는 듯한 형광등 불빛이 모든 것을 병색 완연한 막으로 덮고 있었다.
에이자의 눈에 비친 학교 풍경은 거의 호러 영화 수준이야. 형광등 불빛조차 '영혼을 빤다'고 느낄 만큼 정신적으로 극도로 지친 상태를 보여주고 있어.
and the day droned on until the final bell released me at last.
그리고 하루는 지루하게 이어지다가 마침내 종소리가 울리며 나를 해방시켜 주었다.
지루한 하루가 윙윙거리며 지나가고, 드디어 종소리가 구원자처럼 나타났어. 학교라는 감옥에서 풀려나는 죄수의 심정이 딱 이렇지 않을까 싶어.
I made it to Harold, sat down in the driver’s seat, and waited for Daisy.
나는 해럴드에 도착하여 운전석에 앉았고, 데이지를 기다렸다.
지옥 같은 학교 일과가 끝나고 에이자는 자신의 유일한 안식처인 자동차 '해럴드'로 도망치듯 돌아왔어. 차 이름이 해럴드라니, 차를 거의 인격체로 대접하는 에이자다운 발상이지?
I hadn’t been sleeping much. Hadn’t been thinking straight.
잠을 거의 자지 못했다. 제대로 된 생각을 할 수가 없었다.
밤새 강박증에 시달리느라 잠도 못 자고 뇌가 과부하 걸린 상태야.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직선(straight)으로 나가지 못하고 뱅뱅 도는 괴로움을 묘사하고 있어.
That sanitizer is basically pure alcohol; you can’t keep drinking that.
그 세정제는 기본적으로 순수 알코올이다. 그걸 계속 마실 수는 없는 노릇이다.
강박 때문에 손 세정제를 마셨던 자기 자신을 한심하게 돌아보는 장면이야. 몸에 안 좋다는 건 알지만 조종당하듯 저지른 행동에 대한 씁쓸한 자책이 느껴져.
Should probably call Dr. Singh, but then you’ll have to talk to her answering service and tell a stranger that you’re crazy.
싱 박사에게 전화를 걸어야 할 것 같았지만, 그러려면 그녀의 자동응답 서비스와 연결되어 낯선 이에게 내가 미쳤다고 말해야만 할 것이다.
상담 선생님한테 도움을 청하고 싶지만, 중간에 전화를 받는 생판 남(자동응답 서비스 직원)한테 자기 증상을 말해야 한다는 게 너무 부끄럽고 싫은 거야. 정작 아플 때 도움받기 힘든 현실적인 괴로움이지.
Can’t bear the thought of Dr. Singh calling back, voice tinged with sympathy, asking whether I’m taking the medication every day.
싱 박사가 전화를 걸어와 동정심이 어린 목소리로 내가 매일 약을 챙겨 먹고 있는지 묻는 광경은 생각만 해도 견딜 수 없었다.
에이자는 선생님의 '걱정 어린 확인'이 제일 싫은 거야. 그 특유의 불쌍해하는 말투로 "약은 잘 먹고 있니?"라고 물어보는 게 얼마나 부담스럽겠어? 도와주려는 건 알겠지만, 당사자 입장에서는 그 동정심이 오히려 숨이 막히는 거지.
Doesn’t work anyway. Nothing does. Three different medications and five years of cognitive behavioral therapy later, and here we are.
어쨌든 효과는 없었다. 그 어떤 것도 소용없었다. 세 종류의 다른 약들을 거치고 5년간의 인지 행동 치료를 받은 후에도, 결국 우리는 제자리였다.
약을 먹고 상담을 받아도 나아지지 않는 현실에 대한 깊은 허무함이 느껴져. 무려 5년이나 공을 들였는데 제자리걸음이라니, 에이자의 무력감이 폭발하는 대목이야. 병원비 생각하면 내가 다 눈물이 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