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paused for a while before finally writing, Sure.
나는 한참 동안 망설이다가 마침내 '그래'라고 답장을 보냈다.
데이비스의 월요일 데이트 신청에 에이자가 한참을 고민하다가 결국 승낙하는 장면이야. 'Sure'라는 짧은 단어 하나를 적기까지 에이자의 머릿속에서는 수만 가지 생각이 오갔을 텐데, 결국 용기를 낸 거지. 떨리는 손으로 전송 버튼을 누르는 에이자의 모습이 그려지지 않니?
FOURTEEN
14
새로운 챕터의 시작을 알리는 숫자야. 에이자의 삶에 또 어떤 새로운 소동이나 깊은 사유가 펼쳐질지 궁금해지는 타이밍이지.
IN THE PARKING LOT before school on Monday, I told Daisy about the texting and the kissing and the eighty million microbes.
월요일 등교 전 주차장에서, 나는 데이지에게 그 문자들과 키스, 그리고 8천만 마리의 미생물에 대해 이야기했다.
월요일 아침부터 주차장에서 절친 데이지를 붙잡고 주말 동안 있었던 일을 쏟아내는 에이자야. 달달한 문자 얘기도 잠시, 역시 에이자답게 '키스할 때 옮겨가는 미생물' 걱정으로 결론이 나버렸네. 데이지는 아마 기함했을걸?
“When you put it that way, kissing is actually quite disgusting,” she said.
"네가 그렇게 말하니까 키스가 정말 꽤 징그럽게 느껴지네." 그녀가 말했다.
에이자의 과학적이고도 끔찍한 설명을 들은 데이지의 반응이야. 키스의 낭만은 온데간데없고, 미생물들이 우글거리는 역겨운 행위로 변해버린 거지. 데이지도 듣다 보니 설득당해버린 모양이야.
“On the other hand, maybe his microbes are better than yours, right? Maybe you’re getting healthier.”
"반면에, 어쩌면 걔 미생물이 네 것보다 더 나을 수도 있잖아, 안 그래? 어쩌면 네가 더 건강해지는 걸지도 몰라."
데이지의 긍정 회로가 풀가동되는 순간이야. 에이자가 키스로 인한 세균 감염을 걱정하니까, 데이지는 역발상으로 '억만장자의 고급진 미생물'이라며 에이자를 안심시키려(혹은 놀리려) 하고 있어. 친구의 강박을 유머로 받아치는 데이지다운 위로법이지.
“Maybe.” “Maybe you’re gonna get superpowers from his microbes.
"어쩌면." "어쩌면 걔 미생물 덕분에 초능력을 얻게 될지도 모르지.
에이자는 시큰둥하게 "Maybe"라고 대답하지만, 데이지는 멈추지 않아. 이제는 단순한 건강을 넘어서 SF 장르로 넘어가고 있어. 스파이더맨이 거미한테 물려서 초능력을 얻은 것처럼, 에이자는 억만장자한테 키스받고 미생물 파워를 얻는다는 논리야.
She was a normal girl until she kissed a billionaire and became...
그녀는 억만장자와 키스하기 전까진 평범한 소녀였으나, 그 후 변신하게 되는데...
데이지가 헐리우드 영화 예고편 성우 톤으로 장난치는 장면이야. '평범했던 주인공이 어떤 사건을 계기로 각성한다'는 전형적인 히어로물의 클리셰를 비틀고 있어. 에이자의 인생을 3류 SF 영화 시놉시스처럼 요약해버리는 데이지의 재치!
MICROBIANCA, Queen of the Microbes.”
마이크로비앙카, 미생물의 여왕."
데이지가 지어준 에이자의 히어로명이야. 'Microbe(미생물)'에다가 여성스러운 이름 어미나 'Bianca' 같은 이름을 합성해서 만든 말장난이지. 세상에서 제일 찝찝하고 위생 관념 철저할 것 같은 히어로의 탄생이야.
I just looked at her. “I’m sorry, is that not helpful?”
나는 그저 그녀를 바라보았다. "미안, 그게 별로 도움이 안 됐나?"
데이지가 '마이크로비앙카'라느니 뭐라느니 하며 뇌절 드립을 치자, 에이자가 영혼 가출한 눈빛으로 쳐다보는 상황이야. 데이지도 눈치가 있으니 아차 싶어서 슬쩍 꼬리를 내리는 거지. 친구의 황당한 드립을 견뎌내는 건 우정의 필수 덕목이라니까!
“It’ll probably get less weird, right?” I said.
"시간이 지나면 아마 덜 이상해지겠지, 그치?" 내가 말했다.
에이자가 스스로를 달래는 중이야. 지금은 키스가 세균 덩어리들의 대이동처럼 느껴져서 이상하고 소름 돋지만, 자꾸 하다 보면 무뎌질 거라는 '희망 회로'를 돌리고 있는 거지.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니까!
“Like, each time we kiss and nothing bad happens, it’ll get less scary.
"그러니까, 키스할 때마다 아무런 나쁜 일도 일어나지 않으면, 점점 덜 무서워질 거야."
에이자의 논리적인 자기 최면이야. '무사히 넘긴 경험'이 데이터처럼 쌓이면 결국 공포도 줄어들 거라는 노출 요법 같은 생각이지. 키스 한 번을 해도 이렇게 통계적으로 접근하는 우리 에이자, 참 대단해.
I mean, it’s not like he’s actually going to give me campylobacter.”
"내 말은, 걔가 실제로 나한테 캄필로박터균을 옮기지는 않을 거라는 거야."
에이자가 아주 구체적인 세균 이름인 '캄필로박터'를 언급하며 스스로를 세뇌하고 있어. 캄필로박터는 보통 날고기 같은 데서 오는 식중독균인데, 키스로 옮을 리 없다고 믿고 싶은 거지. 사랑을 세균의 역학 조사로 승화시키는 그녀의 열정, 정말 리스펙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