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 Singh placed her feet on the floor and leaned forward, her hands on her knees.
싱 박사는 발을 바닥에 내려놓고 몸을 앞으로 숙였다. 그녀의 두 손은 무릎 위에 놓여 있었다.
박사님의 자세가 바뀌었어! 이건 전문가가 '지금부터 진짜 중요한 이야기를 하겠다'는 무언의 신호야. 상담 중 편안하게 꼬고 있던 다리를 풀고 환자에게 집중하는 모습이지.
“That’s very interesting,” she said. “Very interesting.” I felt briefly proud to be, for a moment anyway, not not uncommon.
“그거 아주 흥미롭구나.” 그녀가 말했다. “정말 흥미로워.” 나는 아주 잠깐이었지만, 어쨌든 드문 존재가 아니게 된 것에 묘한 자부심을 느꼈다.
맨날 '너 같은 애들 많아(uncommon 하지 않아)'라는 소리만 듣던 에이자가, 박사님에게 '흥미롭다'는 인정을 받으니 왠지 모를 뿌듯함을 느껴. 자기가 좀 특별한 고민을 하는 멋진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든 거지.
“It must be very scary, to feel that your self might not be yours. Almost a kind of... imprisonment?” I nodded.
“자아가 자신의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고 느끼는 것은 무척이나 두려운 일이겠구나. 거의 일종의... 감옥 같은 것이니?”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싱 박사님이 에이자의 마음을 아주 신들린 듯이 읽어내고 있어. 내가 내 생각의 주인이 아니라는 그 오싹한 기분을 '감옥'에 비유했는데, 에이자는 드디어 누가 자길 제대로 이해해준다는 생각에 말 한마디 없이 고개만 까딱해. 왠지 울컥할 것 같은 분위기지?
“There’s a moment,” she said, “near the end of Ulysses when the character Molly Bloom appears to speak directly to the author.
“그런 순간이 있단다,” 그녀가 말했다. “제임스 조이스의 소설 ‘율리시스’ 끝부분에 가면, 몰리 블룸이라는 등장인물이 작가에게 직접 말을 거는 듯한 대목이 나오지.”
싱 박사님이 갑자기 고전 문학 지식을 방출하며 분위기를 잡고 있어. 소설 속 캐릭터가 작가한테 말을 건다니, 자기가 허구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에이자의 '중2병스러운 고민'이 사실은 세계적인 명작에도 나오는 심오한 주제라는 걸 알려주는 거야.
She says, ‘O Jamesy let me up out of this.’ You’re imprisoned within a self that doesn’t feel wholly yours, like Molly Bloom.
“그녀는 이렇게 말해. ‘오, 제임스, 여기서 나를 좀 꺼내줘요.’ 너는 몰리 블룸처럼 완전히 자신의 것이라고 느껴지지 않는 자아 속에 갇혀 있는 거야.”
몰리 블룸이 자기 작가인 제임스 조이스(Jamesy)한테 제발 소설 밖으로 꺼내달라고 비명을 지르는 대목이야. 에이자도 자기를 조종하는 어떤 알 수 없는 힘(작가 혹은 강박)에게 '제발 나 좀 해방해 줘!'라고 외치고 싶은 심정이겠지? 에이자의 상태를 문학적으로 뼈 때리는 설명이야.
But also, to you that self often feels deeply contaminated.” I nodded.
“게다가 너에게는 그 자아가 종종 깊이 오염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박사님이 에이자의 가장 아픈 구석인 '오염 공포'를 콕 집어 말했어. 단순히 갇힌 것도 억울한데, 그 갇힌 공간(자아)이 박테리아나 강박 때문에 '더럽혀졌다'고 느끼는 그 지독한 괴로움을 이해해 준 거야. 에이자는 이번에도 무거운 긍정의 끄덕임으로 답해.
“But you give your thoughts too much power, Aza. Thoughts are only thoughts.
“하지만 에이자, 너는 네 생각에 지나치게 큰 권력을 휘두르게 내버려 두고 있구나. 생각은 그저 생각일 뿐인데 말이야.
박사님이 에이자에게 아주 중요한 정신 교육을 시전 중이야. 머릿속에 떠오르는 강박적인 생각들을 마치 절대 군주처럼 대접하지 말라는 거지. 생각은 그저 스쳐 지나가는 데이터일 뿐인데, 에이자는 그걸 너무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거든.
They are not you. You do belong to yourself, even when your thoughts don’t.”
생각은 네가 아니란다. 네 생각이 네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조차, 너는 온전히 너 자신의 것이야.”
이 문장은 에이자에게 가장 필요한 '손절'의 기술이야. 내 머릿속에서 나온 생각이라고 해서 다 '나'는 아니라는 거지. 생각은 가출할 수 있어도, 진짜 주인공인 '나'는 여전히 내 자리에 있다는 박사님의 따뜻한 위로야.
“But your thoughts are you. I think therefore I am, right?”
“하지만 내 생각도 결국 나잖아요.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말도 있잖아요, 안 그래요?”
에이자가 데카르트 형님의 명언을 들고나와서 박사님께 반박하고 있어. '생각이 나를 증명하는 거 아니냐, 그러니 내 괴로운 생각도 결국 내 일부 아니냐'라고 따지는 건데, 에이자도 나름 지식인이라니까?
“No, not really. A fuller formation of Descartes’s philosophy would be Dubito, ergo cogito, ergo sum.
“아니, 꼭 그렇지만은 않단다. 데카르트 철학을 좀 더 온전하게 표현하자면 ‘의심한다, 고로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가 되겠지.
박사님이 데카르트의 풀버전 명언을 등판시키며 에이자의 얕은 지식을 참교육하고 있어. 단순히 생각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모든 것을 의심하는 과정'이 핵심이라는 걸 알려주려는 거야. 에이자의 의심 많은 성격을 역이용하는 고단수 상담 기법이지!
‘I doubt, therefore I think, therefore I am.’ Descartes wanted to know if you could really know that anything was real,
‘나는 의심한다, 고로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데카르트는 그 어떤 것이든 그것이 실재하는지 정말로 알 수 있는지 알고 싶어 했다.
데카르트 형님의 철학 풀버전을 박사님이 읊어주고 있어. 에이자처럼 '내가 가짜면 어쩌지?'라는 고민을 인류 최고의 천재도 똑같이 했다는 사실이 묘하게 위로가 되는 지점이지.
but he believed his ability to doubt reality proved that, while it might not be real, he was.
하지만 그는 현실을 의심하는 자신의 능력이, 비록 현실은 실재하지 않을지라도 자신은 존재한다는 사실을 증명한다고 믿었다.
데카르트가 찾은 기적의 논리야. '세상은 가짜일지 몰라도, 그걸 가짜라고 의심하는 내 능력만큼은 진짜다!'라는 거지. 에이자의 의심병(?)을 존재의 증거로 승화시키는 박사님의 고단수 위로법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