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manently altering the microbiome this is not rational you need to do something please there is a fix here please get to a bathroom.
미생물 군집을 영구적으로 변화시킨다. 이것은 이성적이지 않다. 무언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 제발, 여기 해결책이 있다. 제발 화장실로 가라.
에이자한테 화장실은 단순한 해우소가 아니라 성소(聖所)야. 세균을 씻어내고 '정화'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거든. 자기 생각이 이성적(rational)이지 않다는 건 알지만, 몸이 이미 화장실을 향해 돌진하고 있어.
“What’s wrong?” “Uh, nothing,” I said. “I, um, just need to use the restroom.”
“무슨 일이야?” “어, 아무것도 아니야.” 내가 말했다. “나, 음, 그냥 화장실 좀 다녀와야겠어.”
데이비스가 보기엔 에이자가 갑자기 키스하다 말고 발작 버튼 눌린 사람처럼 보였을 거야. 에이자는 지금 머릿속에 세균 군단이 쳐들어와서 비상사태인데, 입으로는 인류 공통의 탈출구인 화장실 런을 시전하고 있어. 어색한 연기가 여기까지 느껴지네!
I pulled my phone back out to reread the study but resisted the urge, clicked it shut and slid it back into my pocket.
나는 연구 결과를 다시 읽으려고 휴대폰을 다시 꺼냈으나 충동을 참아냈고, 화면을 끈 뒤 주머니 속으로 다시 밀어 넣었다.
오, 에이자! 대단해! 그 공포의 연구 결과를 다시 확인하고 싶은 미친 유혹을 한 번은 이겨냈어. 휴대폰을 주머니에 슥 넣는 그 순간만큼은 에이자가 자기 인생의 주인공 같았는데... 과연 이 의지가 얼마나 갈까?
But no, I had to check to see if it had said modestly altered or moderately altered.
하지만 아니었다. 나는 그것이 '미미하게 변화된'이라고 했는지 아니면 '보통으로 변화된'이라고 했는지 확인해야만 했다.
결국 항복! 미미하게(modestly)냐 보통으로(moderately)냐... 그 한 끗 차이의 단어가 에이자한테는 지금 천국과 지옥의 갈림길인 거야. 우리 주인공, 정말 피곤하게 살지? 근데 이게 강박증의 무서운 현실이야.
I pulled out my phone again, and brought up the study. Modestly. Okay. Modestly is better than moderately.
나는 다시 휴대폰을 꺼내 연구 결과를 띄웠다. 미미하게. 알았다. 미미하게가 보통으로보다 낫다.
드디어 확인 완료! 미미하게라는 단어를 눈으로 확인하고서야 에이자의 뇌에 아주 찰나의 평화가 찾아왔어. 휴, 그나마 다행이다라고 안심하는 모습이 마치 복권 번호 하나 맞힌 사람 같네. 에이자만의 기묘한 안심 포인트지!
But consistently. Shit. I felt nauseated and disgusting, but also pathetic; I knew how I looked to him.
하지만 지속적으로. 제기랄. 나는 속이 울렁거리고 혐오스러웠을 뿐만 아니라 한심하기까지 했다. 그에게 내 모습이 어떻게 보일지 알고 있었다.
'미미하게' 변하는 건 참아보겠는데, '지속적으로' 변한다는 말이 에이자의 멘탈을 가루로 만들었어. 데이비스 앞에서는 로맨틱하고 싶은데, 정작 머릿속에선 세균 파티가 열리고 있으니 자기 자신이 얼마나 한심하게 느껴지겠어? 자괴감 맥스 찍는 중이야.
I knew that my crazy was no longer a quirk, a simple matter of a cracked finger pad.
나의 미친 증상이 더는 단순한 변덕이나 갈라진 손가락 마디의 문제 같은 사소한 일이 아니라는 점을 깨달았다.
이제 에이자는 스스로를 속일 수가 없게 됐어. 전에는 그냥 '손가락 좀 만지는 특이한 습관'이라고 치부했는데, 이제는 그게 인생 전체를 뒤흔드는 '진짜 광기'라는 걸 인정하게 된 거지. 장난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된 그 순간의 서늘함이 느껴져.
Now, it was an irritation, like it was to Daisy, like it was to anyone who got close to me.
이제 그것은 데이지에게 그랬던 것처럼, 내게 가까이 다가오는 모든 사람에게 그러하듯, 하나의 짜증 거리였다.
에이자는 자기 병이 주변 사람들을 지치게 만든다는 걸 너무 잘 알고 있어.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들한테 '기쁨'이 아니라 '짜증(irritation)'이 된다는 사실이 에이자를 더 갉아먹고 있네. 가슴 아픈 통찰이지.
I was cold, but started to sweat anyway. I zipped my jacket up to my chin as I walked toward the house.
몸은 추웠지만, 어쨌든 땀이 나기 시작했다. 나는 집을 향해 걸어가며 재킷 지퍼를 턱밑까지 올렸다.
공황 상태가 오면 몸은 오들오들 떨리는데 땀은 비 오듯 쏟아지는 기묘한 경험을 하거든. 에이자는 지금 그 불쾌한 감각을 온몸으로 느끼면서, 세상으로부터 자신을 차단하려는 듯 지퍼를 턱끝까지 꽉 채우고 있어. 마치 갑옷을 입는 전사 같아 보여.
I didn’t want to run, but every second counted. Needed to get to a bathroom.
뛰고 싶지는 않았지만, 1분 1초가 중요했다. 화장실에 가야만 했다.
에이자의 속은 지금 시커멓게 타들어 가고 있어! 뛰어가면 데이비스가 이상하게 볼까 봐 억지로 걷고는 있지만, 마음속은 이미 우사인 볼트 빙의해서 전력 질주 중이야. 세균이 퍼지기 전에 빨리 '정화'해야 한다는 강박이 에이자를 벼랑 끝으로 몰고 있어.
Davis opened the back door for me and pointed me down a hallway toward a guest bathroom.
데이비스는 나를 위해 뒷문을 열어주었고, 복도 저쪽의 손님용 화장실을 가리켰다.
데이비스는 에이자가 그냥 생리적인 현상(?) 때문에 급한 줄 알고 세상 친절하게 화장실을 안내해주고 있어. 이 착한 남자는 에이자가 저 문 뒤에서 무슨 전쟁을 치를지 꿈에도 모르겠지? 뒷문으로 들어가는 상황이 왠지 더 은밀하고 위태로워 보여.
I closed the door and locked it, shutting myself inside, and leaned against the countertop.
나는 문을 닫고 잠가서 나 자신을 안에 가둔 뒤, 세면대 상판에 몸을 기대었다.
철컥. 문을 잠그는 소리와 함께 에이자는 세상과 단절됐어. '나 자신을 가둔다(shutting myself inside)'는 표현이 마치 스스로를 감옥에 넣는 것 같지 않아? 세균을 피하려다 고독 속에 갇혀버린 에이자가 세면대를 붙잡고 숨을 고르는 모습이 처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