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ue. And Dad doesn’t owe us anything. I just wish he’d, you know, do the dad stuff.
“맞아. 그리고 아빠가 우리에게 빚진 건 아무것도 없어. 난 그저 아빠가, 알잖아, 아빠다운 일들을 좀 해주길 바랐을 뿐이야.
데이비스가 진짜 원하는 건 아빠의 지갑이 아니라 아빠의 '존재'야. 돈은 넘치게 물려줬을지 몰라도, 아빠 노릇은 땡땡이친 아버지를 향한 씁쓸한 고백이지.
Take my brother to school in the morning, make sure he does his homework, not disappear in the middle of the night to escape prosecution, et cetera.”
아침에 내 동생을 학교에 데려다주고, 숙제는 했는지 확인하고, 한밤중에 기소를 피하려고 사라져버리지 않는 것 같은 일들 말이야.”
데이비스의 '아빠 체크리스트'는 평범함 그 자체야. 등교 시켜주기, 숙제 검사하기... 근데 마지막에 '범죄자처럼 도망 안 가기'가 붙으니까 갑자기 분위기가 스릴러로 바뀌네.
“I’m sorry.” “You say that a lot.” “I feel it a lot.” He looked up at me.
“미안해.” “그 말 자주 하네.” “그만큼 자주 느끼니까.” 그가 나를 올려다보았다.
에이자는 미안할 일이 너무 많아. 데이비스의 아픈 상처를 건드린 것 같아 사과하지만, 사실 에이자 마음속에는 사과할 거리가 오만 상자쯤 쌓여 있거든.
“Have you ever been in love, Aza?” “No. You?” “No.” He glanced down at my plate, then said,
“사랑해 본 적 있어, 에이자?” “아니. 너는?” “아니.” 그는 내 접시를 내려다보더니 말했다.
갑자기 분위기 진실 게임? 데이비스의 기습 질문에 둘 다 'No'라고 대답해. 서로가 첫사랑 후보가 될 수도 있다는 묘한 전조 같은 느낌이지.
“Okay, if neither of us is going to eat, we should probably go outside. Maybe we’ll catch a break in the clouds.”
“알았어, 우리 둘 다 더 먹지 않을 거라면 아마 밖으로 나가는 게 좋겠어. 어쩌면 구름 사이로 빈틈이 보일지도 모르니까.”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모를 어색한 식사는 끝! 데이비스는 구름 낀 밤하늘에서 별이라도 찾아보자며 로맨틱한 분위기를 잡으려 해.
We put our coats back on and walked outside. It was a windy night,
우리는 코트를 다시 챙겨 입고 밖으로 걸어 나갔다. 바람이 세차게 부는 밤이었다.
어색한 식사 자리를 박차고 드디어 야외로 탈출! 하지만 하필이면 바람이 쌩쌩 부는 밤이라니, 로맨틱한 분위기 잡기엔 좀 으스스할지도 모르겠어.
and I tucked my head into my chest as we walked, but when I glanced over at Davis, he was looking up.
나는 걸으면서 고개를 가슴 쪽으로 푹 숙였지만, 데이비스 쪽을 힐끗 보았을 때 그는 위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에이자는 추워서 잔뜩 웅크리고 있는데, 데이비스는 낭만파답게 별을 보겠다고 목을 쑥 빼고 있네. 이 둘의 온도 차이, 어쩔 거야?
In the distance, I could see that two of the poolside recliners had been pulled out onto the golf course, near one of the flags marking a hole.
멀리서 보니, 풀사이드 리클라이너 두 개가 골프 코스 위, 홀을 표시하는 깃발 중 하나 근처로 끌려 나와 있는 것이 보였다.
부잣집 앞마당 스케일 좀 보소. 골프 코스에 리클라이너를 갖다 놓다니, 여기가 바로 럭셔리 야외 영화관... 아니, 천문대인가 봐. 데이비스가 미리 세팅해둔 게 분명해!
The flag was whipping in the wind, and I could hear the white noise of traffic in the distance,
깃발은 바람에 세차게 펄럭였고, 멀리서는 차들이 지나가는 백색 소음이 들려왔다.
펄럭이는 깃발과 멀리서 들리는 자동차 소리... 고요하면서도 묘하게 쓸쓸한 밤의 풍경이 그려지는 것 같아. 백색 소음이 은근히 마음을 차분하게 해주기도 하잖아?
but it was otherwise quiet, the cicadas and crickets silenced by the cold.
하지만 그 외에는 고요했다. 매미와 귀뚜라미들은 추위 때문에 입을 다물어버린 모양이었다.
벌레들도 추위 앞에서는 장사 없지. 덕분에 아주 고요한 둘만의 시간이 완성됐어. 이제 별만 잘 보이면 완벽할 텐데 말이야. (벌레들아, 고맙다!)
We lay down on the loungers, next to each other but not touching, and looked up at the sky for a while.
우리는 각자 라운지 의자에 누웠다. 서로 가까이 있었으나 몸이 닿지는 않은 채, 한동안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드디어 리클라이너에 안착! 둘이 딱 붙어 누웠는데 '터치 금지'라니, 이거 완전 유교 드래곤이 흐뭇해할 건전한 데이트 아냐? 어색함과 설렘 사이에서 밤하늘만 뚫어지게 쳐다보는 중이야.
“Well, this is disappointing,” he said. “But it’s still happening, right? Like, there is still a meteor shower. We just can’t see it.”
“음, 이건 좀 실망스럽네.” 그가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벌어지고 있는 일이지, 그치? 그러니까, 유성우는 지금도 내리고 있어. 단지 우리 눈에 보이지 않을 뿐이지.”
별 보러 왔는데 구름이 훼방을 놓네! 데이비스는 실망하면서도 '보이진 않지만 유성우는 진행 중이다'라며 억지(?) 낭만을 시전하고 있어. 보이지 않는 피자를 먹는 기분이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