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filled out a bunch of forms and then had brand-new bank accounts, complete with debit cards that would arrive in seven to ten days.
우리는 서류 뭉치를 작성했고 마침내 새 은행 계좌를 갖게 되었다. 7일에서 10일 후에 도착할 체크카드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은행에 가면 피할 수 없는 서류 작성의 늪에 빠진 상황이야. 이름 쓰고, 주소 쓰고, 사인하고... 드디어 에이자와 데이지의 이름으로 된 '진짜' 통장이 생겼어. 10만 달러라는 거금이 찍힌 통장을 갖게 된 역사적인 순간이지.
The woman gave us five temporary checks to use until our real ones arrived,
그 여성은 진짜 수표가 도착하기 전까지 사용할 임시 수표 다섯 장을 우리에게 주었다.
미국은 수표 문화가 발달해서 정식 수표책이 나오기 전에 바로 쓸 수 있는 임시 수표를 주곤 해. 에이자는 지금 수표가 눈앞에 있어도 손가락 걱정 때문에 눈에 들어오지도 않겠지만 말이야.
encouraged us not to make any major purchases for at least six months “while you learn to live with this windfall,”
그녀는 “이 뜻밖의 횡재와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동안” 적어도 6개월간은 큰 지출을 하지 말라고 우리에게 권고했다.
갑자기 큰돈이 생긴 십 대 소녀들이 사고 칠까 봐 은행원이 어른으로서 충고를 해주는 거야. '횡재(windfall)'라는 말이 딱이지? 공돈 생기면 금방 써버리게 되는 인간의 본능을 경계하라는 조언이야.
and then started talking about the places we could put the money—college savings accounts or mutual funds or bonds or stocks—
그러고는 대학 저축 계좌나 뮤추얼 펀드, 채권 또는 주식 등 우리가 돈을 넣어둘 수 있는 곳들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이제 본격적인 재테크 강의 시간이야. 은행원이 돈을 불릴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설명해주고 있어. 하지만 에이자의 귀에는 이 어려운 경제 용어들이 외계어처럼 들리고 있을 거야. 지금 머릿속엔 '세균' 생각뿐이니까.
and I was trying to pay attention to her, but the problem was I wasn’t really in the bank.
나는 그녀에게 집중하려고 애쓰고 있었지만, 문제는 내가 진짜로 은행에 있는 것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에이자의 영혼 가출 선언이야! 몸은 은행원 앞에 앉아 있는데, 정신은 이미 손가락 속 박테리아랑 전쟁 중인 거지. 강박증이 심해지면 현실 세계가 마치 유리벽 너머의 일처럼 멀게 느껴지는 '유체이탈' 현상을 아주 잘 묘사했어.
I was inside my head, the torrent of thoughts screaming that I had sealed my fate by not changing the Band-Aid for over a day,
나는 내 머릿속에 갇혀 있었다. 하루 넘게 반창고를 갈지 않음으로써 스스로 나의 운명을 결정지어 버렸다는 생각의 소용돌이가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에이자의 멘탈이 바사삭 부서지는 소리가 들리니? 몸은 은행에 있지만 정신은 이미 안드로메다로 갔어. '반창고 안 갈았어 = 난 죽었어'라는 기적의 논리가 머릿속에서 메가폰 들고 소리를 지르는 중이야. 거의 운명 교향곡 급으로 비장한 상황이지.
that it was too late, and now I could feel the heat and soreness in my fingertip,
이미 너무 늦었다는 사실이, 그리고 이제는 손가락 끝에서 열기와 통증을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이 나를 덮쳤다.
'이미 늦었어(Too late)'라는 말이 제일 무서운 법이지. 뇌가 몸한테 '야, 아파야 돼!'라고 명령을 내리니까 진짜로 열이 나고 욱신거리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진 거야. 플라시보 효과의 반대인 노시보 효과의 정석을 보여주고 있어.
and you know it’s real once you can physically feel it, because the senses can’t lie.
그리고 일단 육체적으로 그것을 느낄 수 있게 되면 그것이 진짜라는 것을 알게 된다. 감각은 거짓말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에이자의 비극은 자기 몸의 감각을 너무 철석같이 믿는다는 거야. '아프니까 이건 진짜 감염이야!'라고 확신하는 거지. 사실 뇌가 구라를 치는 건데, 에이자는 자기 감각이 절대적 진리라고 믿고 있어. 슬픈 착각이지.
Or can they? I thought, It’s happening, the it too terrifying and vast to name with anything but a pronoun.
아니면 감각도 거짓말을 할까? 나는 생각했다. 그것이 일어나고 있다고. 대명사가 아니면 그 무엇으로도 이름 붙일 수 없을 만큼 너무나 공포스럽고 거대한 그것이.
에이자가 드디어 '감각도 구라일 수 있지 않나?' 하고 의심을 시작했어. 하지만 곧바로 밀려오는 공포의 파도! 그 공포가 너무 커서 '감염'이나 '죽음' 같은 단어로 부르지도 못하고 그냥 '그것(the it)'이라고 부르는 이 처절함... 볼드모트도 아니고 이름을 부를 수 없는 그것이 되어버렸어.
Driving to Daisy’s apartment complex, I kept forgetting why I was stopped at a stoplight,
데이지의 아파트 단지로 운전해 가는 동안, 나는 왜 신호등 앞에 멈춰 서 있는지 자꾸만 잊어버리곤 했다.
에이자가 지금 제정신이 아니야. 머릿속이 온통 세균 걱정으로 꽉 차서 빨간불에 차를 세워놓고도 '어? 나 왜 여기 있지?' 하는 상태지. 거의 유체 이탈 급으로 넋이 나간 채로 운전대를 잡고 있는 거야.
and then I’d let off Harold’s brake only to look up and notice, oh, right. The light is red.
그러고는 해럴드의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었다가, 고개를 들어 보고서야 깨닫곤 했다. 아, 맞다. 신호가 빨간불이지.
정신이 아주 가출을 했네. 브레이크를 슬금슬금 떼다가 깜짝 놀라서 다시 밟는 거야. 사랑하는 차 해럴드(Harold)도 주인 상태 보고 조마조마했을걸? 아찔한 멍 때리기의 정석이지.
You hear a lot about the benefits of insanity or whatever—like, Dr. Karen Singh had once told me this Edgar Allan Poe quote:
광기 같은 것들이 주는 이점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듣게 된다. 이를테면, 카렌 싱 박사가 내게 말해 주었던 에드거 앨런 포의 인용구 같은 것 말이다.
에이자가 자기가 처한 상황을 좀 더 거시적으로 보려고 애쓰는 중이야. '천재는 좀 미쳐야 한다'는 식의 낭만적인 위로를 싱 박사님한테 들은 적이 있나 봐. 근데 에이자 입장에선 그게 다 배부른 소리처럼 들리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