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was different. The sting of the hand sanitizer was gone now,
이번은 달랐다. 손 세정제의 따가움은 이제 사라졌다.
소독할 때의 그 따끔거림이 에이자에겐 '세균이 죽고 있다'는 안심 신호였거든. 그런데 그 따가움(고통)이 사라지니까, 이제 방어막이 뚫리고 세균들이 다시 날뛸 거라는 공포가 몰려오는 거야. 아파야 안심하는 슬픈 상황이지.
which meant the bacteria were back to breeding, spreading through my finger into the bloodstream.
그것은 박테리아가 다시 번식을 시작하며, 내 손가락을 지나 혈류 속으로 퍼져 나가고 있음을 의미했다.
에이자의 뇌 속에서는 박테리아들이 이미 승리 선언하고 파티 중이야. '소독 효과 끝났다! 얘들아, 다시 번식해서 혈관 타고 심장까지 가자!'라고 외치는 박테리아 군단의 목소리가 에이자에게만 들리는 것 같아.
Why did I ever crack open the callus anyway? Why couldn’t I just leave it alone?
왜 도대체 굳은살을 갈라놓았던 걸까? 왜 그냥 가만히 내버려 둘 수는 없었을까?
사고는 이미 쳤고 후회는 막심한 상황이야. '그때 왜 그랬지?'라며 과거의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지만 돌아오는 건 공포뿐이지.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은 인간의 본능과 강박이 충돌하는 지점이야.
Why did I have to give myself a constant, gaping open wound on, of all places, my finger?
왜 하필이면 손가락에, 끊임없이 벌어져 있는 열린 상처를 스스로에게 남겨야만 했을까?
'하필이면(of all places)'이라는 말이 정말 뼈 아프게 들려. 다른 곳도 아니고 세균 노출이 가장 많은 손가락이라니! 스스로 불러온 재앙을 보며 한탄하는 에이자의 모습이야.
The hands are the dirtiest parts of the body. Why couldn’t I pinch my earlobe or my belly or my ankle?
손은 몸에서 가장 더러운 부위다. 왜 귓볼이나 배나 발목을 꼬집지는 못했을까?
에이자의 합리적인 자아와 비합리적인 자아가 싸우는 중이야. '손이 더러운 걸 알면서 왜 손가락을 골랐냐'는 거지. 귓볼이나 배였다면 세균 감염 걱정이 좀 덜했을 텐데 말이야. 이 와중에 부위 나열하는 디테일 좀 봐.
I’d probably killed myself with sepsis because of some stupid childhood ritual that didn’t even prove what I wanted it to prove,
내가 증명하고 싶었던 것을 증명해주지도 못하는 그 어리석은 어린 시절의 의식 때문에, 아마 나는 패혈증으로 스스로를 죽게 만든 것 같다.
공포가 극에 달해서 이제 '패혈증(sepsis)'이라는 단어까지 튀어나왔어. 어릴 때 시작한 별거 아닌 '의식'이 이제는 생명을 위협하는 무서운 칼날이 되어 돌아온 기분일 거야. 자기가 판 함정에 자기가 빠진 꼴이지.
because what I wanted to know was unknowable, because there was no way to be sure about anything.
내가 알고 싶었던 것은 알 수 없는 것이었기에, 그 무엇에 대해서도 확신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기 때문이다.
철학적 현타가 왔어. '알 수 없는 것(unknowable)'을 알려고 발버둥 쳤다는 걸 깨달은 거지. 세상에 100% 확실한 건 없는데, 에이자는 그 0.0001%의 불확실성 때문에 자기 손가락을 제물로 바친 셈이야.
It’ll feel better if you reapply the hand sanitizer. Just a couple more times.
손 세정제를 다시 바르면 기분이 나아질 것이다. 딱 몇 번만 더.
에이자의 머릿속 빌런이 또 달콤하게 속삭이고 있어. '지금 찝찝하지? 딱 한두 번만 더 싹~ 바르면 진짜 깨끗해질 거야'라고 꼬시는 거지. 이게 바로 끝도 없이 돌아가는 개미지옥 굴레의 시작이야. 마음이 쫄깃해지는 이 유혹을 이길 수 있을까?
It was 3:12. We had to get to the bank. I took off the Band-Aid, applied hand sanitizer, reapplied a Band-Aid.
3시 12분이었다. 우리는 은행에 가야 했다. 나는 반창고를 떼어내고, 손 세정제를 바르고, 다시 반창고를 붙였다.
에이자의 강박 루틴이 1분 단위로 생중계되고 있어. 은행 업무 마감 시간은 다가오는데, 이 '떼고-바르고-붙이고' 3단 콤보 의식을 안 하면 도저히 출발을 못 하는 거야. 머릿속 시계랑 현실 시계가 같이 째깍거리며 에이자를 압박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지?
It was 3:13. Daisy said, “Do you want me to drive?” I shook my head. Started Harold up. Put him in reverse.
3시 13분이었다. 데이지가 말했다. “내가 운전할까?” 나는 고개를 저었다. 해럴드의 시동을 걸었다. 후진 기어를 넣었다.
딱 1분 지났는데 벌써 반창고 쇼가 한 차례 끝났어. 옆에서 보던 데이지도 '야, 너 오늘 상태 좀 메롱인데 내가 운전대 잡을까?'라고 뼈 때리는(?) 제안을 하지. 하지만 에이자는 단호하게 거절하고 사랑하는 차 '해럴드'의 시동을 걸어. 자, 이제 출발하나 싶었는데...?
Then back in park. Took off the Band-Aid, applied more hand sanitizer.
그러고는 다시 주차 모드로 돌렸다. 반창고를 떼어내고, 손 세정제를 더 발랐다.
아... 역시나. 후진 기어 넣자마자 다시 파킹으로 돌려버렸어. '잠깐, 아까 소독이 덜 된 것 같아!'라는 뇌내 망상이 발목을 잡은 거지. 출발도 못 하고 주차장에서 반창고랑 씨름하는 이 쫄깃한 상황... 에이자는 지금 자기 자신이라는 감옥에 갇힌 거야.
It stung less this time. Maybe that means they’re mostly dead.
이번에는 통증이 덜했다. 아마 박테리아들이 대부분 죽었다는 뜻일지도 모른다.
에이자가 또 세정제를 들이부었어. 이번엔 좀 덜 따끔하니까 '오? 세균 형님들 드디어 퇴근하셨나?' 하고 희망 회로를 돌려보는 중이지. 아파야 안심하는 에이자만의 슬픈 소독 지표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