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 so I settled on one of those, a picture he’d taken of himself with a friend at a Pacers game, the basketball court behind them, their features blurred.
그래서 나는 그중 한 장을 골랐다. 페이서스 경기장에서 친구와 함께 찍은 셀카였는데, 뒤로는 농구 코트가 보였고 그들의 이목구비는 흐릿했다.
에이자가 수많은 아빠 사진 중 고른 '베스트 샷'이야. 농구 보러 가서 신나게 찍었는데 정작 얼굴은 뿌옇게 나온 사진... 완벽하진 않지만 아빠의 즐거웠던 에너지가 느껴지는 그 흐릿함이 에이자에겐 더 소중한 거지.
And then I told him. I told him that I lucked into some money and that I’d try to do right by it and that I missed him.
그리고 나는 아빠에게 말했다. 내가 운 좋게 큰돈을 얻게 되었으며, 그 돈을 올바르게 쓰도록 노력하겠다고, 그리고 아빠가 보고 싶다고 말했다.
폰 화면 속 아빠 사진에 대고 털어놓는 에이자의 진심이야. 갑자기 생긴 거액의 돈 이야기부터 가슴 속에 묻어둔 '보고 싶다'는 말까지... 비록 대답은 없어도 아빠와 대화하는 기분으로 쏟아내는 고백이 참 짠해.
I’d put the phone and charger away by the time Daisy showed up. She was walking toward Applebee’s when I called to her through Harold’s open window.
데이지가 나타났을 무렵 나는 휴대전화와 충전기를 치워 두었다. 데이지가 애플비 식당을 향해 걸어오고 있을 때 나는 해롤드의 열린 창문 너머로 그녀를 불렀다.
아빠 폰 보며 감상에 젖어 있던 에이자가 데이지가 오자 얼른 흔적을 지우는 장면이야. 혼자만의 시간을 비밀스럽게 마무리하고, 차 창문을 통해 친구를 부르며 다시 현실로 복귀하는 거지.
She came over and got into the passenger seat. “Can you give me a ride home after this? My dad is taking Elena to some math thing.”
그녀는 다가와 조수석에 올라탔다. “끝나고 나 좀 집에 태워다 줄 수 있어? 아빠가 엘레나를 데리고 무슨 수학 관련 행사에 가셨거든.”
데이지가 차에 타자마자 카풀을 요청하네. 동생 엘레나의 학구열(?) 때문에 졸지에 뚜벅이가 된 모양이야. 돈다발이 든 가방을 발밑에 두고 평소처럼 말하는 데이지의 모습이 폭풍 전야 같아.
“Yeah, of course. Listen, there’s a bag under your seat,” I said. “Don’t freak out.”
“응, 당연하지. 있잖아, 네 좌석 아래에 가방이 하나 있어.” 내가 말했다. “놀라지 마.”
에이자가 드디어 발밑의 폭탄(?)을 투척해. 10만 달러가 든 가방이 있는데 '놀라지 마'라니... 이건 마치 사자 우리에 넣어놓고 '물리지 마'라고 하는 거랑 뭐가 달라!
She reached down, pulled out the bag, and opened it. “Oh, fuck,” she whispered.
그녀는 몸을 숙여 가방을 꺼내더니 열어보았다. “세상에, 미친.” 그녀가 속삭였다.
가방을 연 순간 데이지의 입에서 튀어나온 찐 반응! 10만 달러(한화 약 1억 넘는 돈)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저런 반응이겠지? 정적이 흐르는 차 안에서 속삭이는 비속어라니, 긴장감 대신 생동감이 넘쳐.
“Oh my God, Holmesy, what is this? Is this real?” Tears sprouted from her eyes. I’d never seen Daisy cry.
“세상에나, 홈지, 이게 다 뭐야? 이거 진짜야?”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샘솟았다. 나는 데이지가 우는 걸 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항상 씩씩하고 드립만 날리던 데이지가 울어버렸어. 1억 원이 넘는 돈을 직접 목격하니 안 우는 게 더 이상하지. 에이자도 당황했을 거야, 강철 멘탈 데이지의 눈물을 처음 봤으니까!
“Davis said it was worth it to him, that he’d rather give us the reward than have us snooping around.”
“데이비스는 우리에게 포상금을 주는 것이 우리가 여기저기 기웃거리게 두는 것보다 더 가치 있는 일이라고 말했어.”
데이비스가 에이자 일행에게 거액을 준 진짜 이유! '돈 줄 테니까 제발 우리 아빠 찾겠다고 설설 기어 다니지 마'라는 일종의 입막음 비용이었던 거야. 근데 그 액수가 무려 1억이 넘으니, 데이비스에겐 평화가 돈보다 소중했나 봐.
“It’s real?” “Seems to be. I guess his lawyer is going to call me tomorrow.”
“진짜야?” “그런 것 같아. 내일 그의 변호사가 나한테 전화할 거래.”
데이지는 여전히 얼떨떨한 상태야. 하지만 변호사가 등판한다는 소리에 상황이 장난이 아님을 직감하지. 진짜 부자들은 변호사를 시켜서 돈을 주나 봐, 클래스가 다르네!
“Holmesy, this is, this is—is this one hundred thousand dollars?” “Yeah, fifty each. Do you think we can keep it?”
“홈지, 이건, 그러니까—이게 정말 10만 달러라고?” “응, 각자 5만 달러씩이야. 우리가 이걸 가져도 될까?”
10만 달러라는 숫자를 듣고 뇌 정지 온 데이지! 에이자는 침착하게 5:5 배분을 제안해. 근데 이 거금을 그냥 꿀꺽해도 되는 건지, 에이자의 도덕적 결벽증이 발동하기 시작했어.
“Hell yes, we can keep it.” I told her about Davis calling it a rounding error,
“당연하지, 가질 수 있어.” 나는 그녀에게 데이비스가 이 돈을 단수 차이 정도의 오차라고 불렀던 것에 대해 말해주었다.
데이지의 'Hell yes'는 1초의 망설임도 없어! 에이자는 데이비스가 이 돈을 '단수 조절하다가 생기는 오차' 정도로 취급했다는 웃픈 사실을 전해주지. 부자에겐 1억이 1원 같은가 봐.
but I still worried that it might be dirty money or that I might be exploiting Davis or... but she shushed me.
하지만 나는 여전히 이것이 검은 돈일지도 모른다거나, 내가 데이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들었다. 하지만 그녀는 나를 조용히 시켰다.
에이자의 걱정 인형 모드 발동! '이거 범죄랑 연루된 돈 아니야? 나 쟤 등쳐먹는 거 아니야?'라며 소설을 쓰는데, 데이지가 '쉿! 조용히 하고 돈이나 챙겨!'라며 입을 막아버려. 역시 걱정 치료엔 데이지가 약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