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n, after he fell quiet for a moment, he said, “You don’t talk much, Aza.”
그때, 그가 잠시 침묵하더니 말했다. “너는 말이 별로 없구나, 에이자.”
별자리 강의가 끝나고 잠깐의 정적이 흘렀어. 데이비스가 에이자를 빤히 보더니 한마디 툭 던지는데, '너 왜 이렇게 조용해?'라는 거지. 에이자는 지금 머릿속이 우주만큼 복잡한데 말이야.
“I’m never sure what to say.” He mimicked me from the day we’d met again by the pool.
“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도무지 모르겠어서.” 그는 수영장에서 우리가 다시 만났던 날, 내가 했던 말을 흉내 냈다.
에이자가 예전에 했던 말을 데이비스가 그대로 따라 하고 있어! '나 무슨 말 해야 할지 모르겠어'라니, 에이자 특유의 소심함이 묻어나는 대사지. 데이비스가 이걸 기억하고 있다가 써먹다니, 은근히 세심한 남자네?
“Try saying what you’re thinking. That’s something I never ever do.”
“네가 생각하고 있는 걸 말해보려고 노력해 봐. 그건 내가 절대로 하지 않는 일이거든.”
데이비스의 진심 어린 조언이야. '그냥 생각나는 대로 말해봐'라니, 말은 쉽지! 근데 뒤에 반전이 있어. 정작 자기는 절대 그렇게 안 한대. 속마음을 꽁꽁 숨기는 부잣집 도련님의 비애인가?
I told him the truth. “I’m thinking about mere organism stuff.”
나는 그에게 사실대로 말했다. “나는 그저 미생물 같은 것들에 대해 생각하고 있어.”
에이자가 솔직하게 터놓았어. 근데 내용이... '미생물(mere organism)'? 로맨틱한 분위기에 미생물이라니, 에이자 너 T야? 하지만 이게 에이자만의 독특한 세계관인걸 어떡해.
“What stuff?” “I can’t explain it,” I said. “Try me.” I looked over at him now.
“우리 코너, 잘 있었니?” 그녀가 물으며, 가느다란 손을 뻗어 그의 머리칼을 쓸어 넘겼다.
엄마가 아들을 보자마자 하는 첫마디야. 자기 몸이 부서져 가는데도 아들 안부부터 챙기는 이 모습... 'my Conor'라고 부르는 거에서 엄마의 무한한 애정이 뚝뚝 떨어지지? 가느다란 손으로 머리칼을 만져주는 건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스킨십이야.
Everyone always celebrates the easy attractiveness of green or blue eyes,
그는 그녀의 팔, 튜브가 들어간 자리 주변에 노란 얼룩이 진 것을 볼 수 있었다.
코너의 눈에 띈 건 엄마의 팔에 남은 흔적이야. 주사나 튜브 때문에 피부가 변색된 거 같은데, '노란 얼룩'이라는 표현이 병실 특유의 분위기와 고통을 아주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어. 코너는 이걸 보면서 또 얼마나 가슴이 아팠을까.
but there was a depth to Davis’s brown eyes that you just don’t get from lighter colors,
그리고 팔꿈치 안쪽을 따라 보라색 멍이 자잘하게 들어 있었다.
노란 얼룩에 이어 보라색 멍까지... 엄마의 팔꿈치 안쪽이 주사 자국으로 가득한가 봐. 'all the way along'이라는 표현을 보니 멍이 꽤 길게, 많이 들어 있는 거 같아. 엄마가 겪고 있는 치료가 얼마나 고된지 보여주는 장면이지.
and the way he looked at me made me feel like there was something worthwhile in the brown of my eyes, too.
하지만 그녀는 미소 짓고 있었다. 피곤하고 기운 없는 미소였으나, 어쨌든 미소였다.
몸은 멍들고 얼룩지고 만신창이인데, 엄마는 웃고 있어. 'tired'를 넘어 'exhausted' 하다고 두 번이나 강조하는 걸 보면 진짜 한계까지 온 피로감이 느껴지지? 그래도 아들을 위해 쥐어짜 낸 그 미소가 더 가슴 아프게 다가와.
“I guess I just don’t like having to live inside of a body? If that makes sense.
나는 그저 육체 안에 갇혀 살아야 한다는 사실이 싫은 것 같아. 내 말이 이해가 된다면 말이야.
에이자가 드디어 데이비스에게 속마음을 털어놓기 시작했어. 영혼이 육체라는 물리적인 감옥에 갇혀 지내는 것 같은 그 답답함을 고백하는 중이지. 자기 생각이 너무 이상하게 들릴까 봐 '내 말 이해돼?'라며 조심스럽게 반응을 살피는 모습이 짠하지 않니?
And I think maybe deep down I am just an instrument that exists to turn oxygen into carbon dioxide, just like merely an organism in this... vastness.
그리고 어쩌면 내 마음 깊은 곳에서는 나란 존재가 산소를 이산화탄소로 바꾸기 위해 존재하는 도구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어. 이 거대한... 광막함 속에 존재하는 일개 유기체처럼 말이야.
인간을 산소-이산화탄소 변환기라고 정의하다니, 에이자 너 정말 T 중에 대문자 T구나! 이 광활한 우주에서 내가 고작 숨 쉬는 기계에 불과한 건 아닐까 하는 허무함을 쏟아내고 있어. 분위기가 갑자기 철학 교실이 됐네.
And it’s kind of terrifying to me that what I think of as, like, my quote unquote self isn’t really under my control?
그리고 내가 소위 '자아'라고 생각하는 것이 사실은 내 통제 하에 있지 않다는 사실이 내게는 일종의 공포로 다가와.
내 몸과 내 생각이 내 맘대로 안 된다? 이거 완전 호러 영화 단골 소재잖아. 에이자는 자기가 '나'라고 부르는 그 존재가 사실은 다른 힘에 조종당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심한 압박을 느끼고 있어.
Like, as I’m sure you’ve noticed, my hand is sweating right now, even though it’s too cold for sweating,
이를테면, 너도 분명히 눈치챘겠지만, 지금 내 손에서는 땀이 나고 있어. 땀이 나기에는 너무 추운 날씨인데도 말이야.
에이자가 구체적인 증거를 들이대고 있어. '야, 지금 이렇게 추운데 내 손 봐, 땀범벅이지?'라면서 말이야. 자기 몸이 자기 통제를 벗어났다는 걸 증명하려고 데이비스에게 축축한 손바닥을 커밍아웃하는 장면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