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ah, I actually pressed Dad to buy that one,” Davis said. “Couple years ago, he took me to an art fair in Miami Beach. I really love KJM’s work.”
“응, 사실 내가 아빠를 설득해서 산 거야.” 데이비스가 말했다. “몇 년 전에 아빠가 나를 마이애미 비치 아트 페어에 데려갔거든. 난 케리 제임스 마셜의 작품을 정말 좋아해.”
데이비스의 남다른 쇼핑 클래스! 보통 애들은 아빠한테 장난감 사달라고 조르는데, 얘는 아빠한테 '억 소리' 나는 그림 사달라고 졸랐대. 마이애미 비치 아트 페어에 가서 쇼핑하는 고딩이라니, 정말 다른 세상 이야기 같지?
I noticed Noah was lying on the same couch, playing what appeared to be the same video game.
노아가 똑같은 소파에 누워, 똑같은 비디오 게임으로 보이는 것을 하고 있는 게 눈에 들어왔다.
노아는 시간이 멈춘 것 같아. 예전이나 지금이나 소파랑 한 몸이 돼서 게임만 하고 있거든. 에이자의 눈에는 그 소파와 게임기 자체가 노아의 고유 영토처럼 느껴지는 거지.
“Noah, these are my friends. Friends, Noah.” “’Sup,” Noah said.
“노아, 이쪽은 내 친구들이야. 얘들아, 이쪽은 노아야.” “반가워,” 노아가 말했다.
데이비스의 쏘 쿨한 소개 타임! 길게 말할 것도 없이 '친구들, 노아' 끝. 노아의 대답은 더 가관이야. 'What's up'을 한 글자로 줄여서 ''Sup' 한마디 하고 다시 게임 속으로 사라져 버리거든. 전형적인 사춘기 소년의 모습이지?
“Is it okay if I just, like, walk around?” Mychal asked. “Yeah, of course. Check out the Rauschenberg combine upstairs.”
“내가 그냥 좀 둘러봐도 괜찮을까?” 마이클이 물었다. “응, 물론이지. 위층에 있는 라우션버그의 콤바인 작품도 한번 봐봐.”
미술관에 온 마이클의 '관람 허가' 요청이야. 데이비스는 '우리 집은 관람료 안 받으니까 마음껏 봐'라며 위층에 있는 귀한 작품까지 추천해 줘. 데이비스는 그냥 인테리어 소품 정도로 생각하는데 마이클은 지금 보물 찾기 하러 가는 기분일걸?
“No way,” Mychal said, and charged up the stairs, Daisy trailing behind him.
“말도 안 돼,” 마이클이 말하며 계단 위로 달려 올라갔고, 데이지가 그의 뒤를 따라갔다.
마이클은 지금 거의 눈 돌아간 상태야! 평소에 그렇게 보고 싶어 하던 예술가들의 작품이 널려 있으니 계단을 전력 질주해서 올라가는 거지. 데이지는 그런 마이클이 어디 사고라도 칠까 봐, 혹은 같이 구경하려고 그 뒤를 졸졸 따라가고 있어. 마치 맛집 오픈런 하는 사람들 같지 않아?
I found myself pulled toward the painting that Mychal had called “Pettibon.”
나는 마이클이 “페티본”이라고 불렀던 그 그림 쪽으로 끌려가는 자신을 발견했다.
마이클이랑 데이지는 위층으로 슝 가버렸는데, 에이자는 자석에 이끌리듯 어떤 그림 앞에 멈춰 섰어. 자기 의지라기보다 그림의 포스에 압도당해서 몸이 저절로 그쪽으로 향하는 그런 신비로운 체험 중이지. 마치 자석에 붙는 클립이 된 기분이랄까?
It was a colorful spiral, or maybe a multicolored rose, or a whirlpool.
그것은 형형색색의 나선이었고, 어쩌면 다채로운 색의 장미였거나, 혹은 소용돌이였다.
이 그림, 정체가 뭐야? 에이자가 보기에는 뱅글뱅글 돌아가는 나선 같기도 하고, 화려한 장미꽃 같기도 하고, 심지어는 모든 걸 빨아들이는 소용돌이 같기도 해. 에이자의 복잡한 내면 상태가 이 혼란스러운 그림에 투영되고 있는 거야. 어질어질하지?
By some trick of the curved lines, my eyes got lost in the painting so that I kept having to refocus on tiny individual pieces of it.
곡선들의 어떤 기교 때문인지 나의 시선은 그림 속에서 길을 잃었고, 그래서 나는 그림의 아주 작은 부분들에 계속해서 다시 초점을 맞춰야만 했다.
그림이 에이자의 눈을 해킹하고 있어! 곡선들이 묘하게 얽혀 있어서 눈을 뗄 수가 없는 거지. 전체를 보려 해도 자꾸 미세한 부분들에 시선이 꽂혀서 초점을 다시 맞추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어. 에이자의 강박적인 성격이 그림을 보는 방식에서도 그대로 드러나는 대목이야.
It didn’t feel like something I was looking at so much as something I was part of.
그것은 내가 바라보고 있는 대상이라기보다는, 내가 그 일부가 된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에이자는 지금 단순한 그림 감상을 넘어섰어. 거의 물아일체(物我一體)의 경지에 도달했지. 그림 속의 소용돌이가 자신의 복잡한 머릿속과 너무 닮아서, 마치 거울을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진 거야. 미술관에서 '이 그림 나랑 통하는데?' 수준이 아니라 '이 그림이 나를 삼키고 있어!' 수준이라니까.
I felt, and then dismissed, an urge to grab the painting off the wall and run away with it.
나는 그 그림을 벽에서 떼어내어 들고 달아나고 싶은 충동을 느꼈으나, 이내 그 생각을 지웠다.
에이자 안에 잠재되어 있던 '괴도 루팡'의 본능이 깨어날 뻔했어! 너무 마음에 드는 나머지 훔쳐서라도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든 거지. 하지만 다행히 이성은 살아있어서 '아냐, 이러면 철창행이야' 하고 바로 생각을 접었어. 데이비스 집에서 그림 훔치다 걸리면 변호사 비용이 더 나올걸?
I jumped a little when Davis placed his hand on the small of my back.
데이비스가 내 등 허리 오목한 곳에 손을 얹었을 때, 나는 화들짝 놀랐다.
그림 훔칠 생각 하느라 멍때리고 있는데 갑자기 썸남이 스킨십을 훅 들어온 상황! 등 뒤에서 느껴지는 따뜻한 손길에 에이자는 설렘 반 놀람 반으로 펄쩍 뛴 거야. 도둑 제 발 저린 거일 수도 있고, 갑작스러운 로맨스 전개에 심장이 반응한 걸 수도 있지.
“Raymond Pettibon. He’s most famous for his paintings of surfers, but I like his spirals.
“레이몬드 페티본이야. 서퍼를 그린 그림들로 가장 유명하지만, 난 그의 나선 그림들을 좋아해.
데이비스가 등장해서 1일 도슨트 모드로 변신했어. '이 작가는 원래 서퍼 그림 맛집인데, 난 이 뱅글뱅글 돌아가는 게 취향이더라'라며 TMI를 방출하고 있지. 에이자가 보고 있던 그림에 대해 설명해주면서 공통 관심사를 어필하는 고단수 작업 멘트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