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or rolled his eyes, but not in a bad way. “Yes, Mum, you’ve told me a hundred times.”
코너는 눈을 흘겼지만 싫어서 그런 건 아니었다. “네, 엄마. 백 번도 넘게 말씀하셨잖아요.”
사춘기 아들의 전형적인 반응이지. 지겹다는 듯 굴면서도 엄마의 장단을 맞춰주는 모습이 꽤 다정해 보여.
“Keep an eye on it for me while I’m away, will you?” she said.
“내가 없는 동안 나 대신 저 나무 좀 지켜봐 줄래?” 엄마가 말했다.
나무를 지켜달라는 말이 꼭 자기를 잊지 말아 달라는 부탁처럼 들려. 엄마의 이 말 한마디가 코너에겐 중요한 임무가 되겠지.
“Make sure it’s still here when I get back?” And Conor knew this was her way of telling him she was coming back,
“내가 돌아왔을 때 저기 그대로 있는지 확인해줘.” 코너는 이것이 엄마가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전하는 방식임을 알았다.
직설적으로 '꼭 올게'라고 하는 것보다 훨씬 세련된 약속이지. 나무를 매개체로 서로의 희망을 붙잡고 있는 셈이야.
so all he did was nod and they both kept looking out at the tree, which stayed a tree, no matter how long they looked.
그래서 그는 그저 고개를 끄덕였고, 두 사람은 한참 동안 나무를 바라보았다. 아무리 오래 지켜봐도 나무는 그저 나무일 뿐이었다.
아무리 뚫어져라 봐도 나무가 갑자기 춤을 추진 않지. 현실은 냉정하지만 그 정적 속에서 둘은 서로를 의지하고 있어.
GRANDMA’S HOUSE
할머니의 집
이제 장소가 바뀌었어. 코너가 제일 싫어하는 할머니 집으로 강제 소환된 모양이지.
Five days. The monster hadn’t come for five days. Maybe it didn’t know where his grandma lived.
닷새가 지났다. 괴물은 닷새 동안 나타나지 않았다. 어쩌면 괴물은 할머니가 어디 사는지 모르는 걸지도 몰랐다.
괴물도 할머니의 인테리어 취향엔 질려서 노쇼를 택했나 봐. 닷새나 안 오다니 괴물도 길치일 가능성이 농후해.
Or maybe it was just too far to come. She didn’t have much of a garden anyway,
아니면 그저 오기엔 너무 먼 거리였을 수도 있다. 어쨌든 할머니 집엔 정원이라고 부를 만한 공간도 별로 없었다.
괴물 덩치를 생각하면 주차 공간 없는 식당 가는 기분일 거야. 정원도 좁은데 거구의 나무가 오기엔 민폐지.
even though her house was way bigger than Conor and his mum’s.
집 자체는 코너와 엄마가 살던 집보다 훨씬 컸는데도 말이다.
집은 큰데 마당은 좁다니 용적률 꽉 채운 전형적인 부자 동네 집인가 봐. 코너에겐 그저 답답한 대궐일 뿐이겠지.
She’d crammed her back garden with sheds and a stone pond and a wood-panelled “office”
할머니는 뒷마당에 창고와 인공 연못, 그리고 나무판자를 댄 ‘사무실’을 빽빽하게 채워 넣었다.
맥시멀리스트의 정석을 보여주는 마당이네. 감성 넘치는 연못까지 있다니 할머니 취향 참 확실해.
she’d had installed across the back half, where she did most of her estate agent work,
마당 뒤편 절반을 차지한 그 사무실에서 할머니는 부동산 중개 업무를 주로 보았다.
마당에 사무실을 차릴 정도면 열혈 비즈니스 우먼이신가 봐. 할머니의 카리스마가 일하는 모습에서도 풍기는 것 같지 않아?
a job so boring Conor never listened past the first sentence of her description of it.
코너는 할머니가 업무 설명을 시작하면 첫 문장도 다 듣기 전에 흥미를 잃을 만큼 그 일을 지루해했다.
부동산 얘기가 애들 눈엔 세상에서 제일 노잼이지. 할머니의 브리핑이 시작되면 코너는 이미 꿈나라로 가 있을 거야 ㅋ.
Everything else was just brick paths and flowers in pots. No room for a tree at all. It didn’t even have grass.
나머지 공간은 전부 벽돌 길과 화분들뿐이었다. 나무가 들어설 자리는 눈 씻고 찾아봐도 없었다. 잔디조차 깔려 있지 않았다.
자연미라곤 눈곱만큼도 없는 삭막한 마당이네. 괴물이 오고 싶어도 발 디딜 틈이 없어서 못 오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