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don’t we go for a walk, son?” his father asked.
"아들아, 우리 산책 좀 할까?" 아빠가 물었다.
갑자기 분위기 산책이네. 무거운 이야기를 꺼내기 전에 밑작업 들어가는 느낌이지.
There was a small park across from the hospital with paths among the trees.
병원 건너편에는 나무들 사이로 산책로가 나 있는 작은 공원이 있었다.
공원 풍경은 평화로운데 두 사람 사이에는 폭풍 전야 같은 긴장감이 흘러. 나무들이 말을 할 것만 같지.
As Conor and his father walked through it towards an empty bench,
코너와 아빠가 빈 벤치를 향해 공원을 가로질러 걸어갈 때,
저 벤치까지 가는 길이 얼마나 멀게 느껴졌을까. 발걸음 하나하나가 천근만근이었을 거야.
they kept passing patients in hospital gowns, walking with their families or out on their own sneaking cigarettes.
그들은 가족과 함께 걷거나 혼자 몰래 담배를 피우러 나온 환자복 차림의 환자들을 계속해서 지나쳤다.
병원 옆 공원이라 그런지 환자들로 가득하네. 몰래 피우는 담배가 제일 맛있다지만 건강 생각 좀 하시지 그래.
It made the park feel like an outdoor hospital room, or a place where ghosts went to have a break.
그 모습들 때문에 공원은 마치 야외 병실 같기도 했고, 유령들이 쉬러 오는 장소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유령들이 쉬러 오는 곳이라니 묘사가 꽤나 서늘해. 공원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좀 가라앉아 있는 모양이야.
“This is a talk, isn’t it?” Conor said, as they sat down. “Everybody always wants to have a talk lately.”
"무슨 하실 말씀이 있는 거죠, 그렇죠?" 자리에 앉으며 코너가 말했다. "요즘 다들 저한테 뭐 할 말이 그렇게 많은지 모르겠어요."
코너도 이제 눈치 백 단이지. '진지한 대화'라는 말만 들어도 지긋지긋할 법해.
“Conor,” his father said. “This new medicine your mum’s taking–”
"코너야," 아빠가 입을 뗐다. "네 엄마가 새로 쓰고 있는 그 약 말이다..."
아빠 입에서 드디어 본론이 나오네. 약 이야기로 시작하는 거 보니 결과가 영 신통치 않은가 봐.
“It’s going to make her well,” Conor said, firmly. His father paused for a moment.
“그 약이 엄마를 낫게 해줄 거예요.” 코너가 단호하게 말했다. 아빠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
코너는 지금 이 약에 모든 희망을 걸고 있네. 아빠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이야.
“No, Conor,” he said. “It probably isn’t.” “Yes, it is,” Conor insisted.
“아니야, 코너.” 아빠가 말했다. “아마 그러지 못할 거다.” “아니요, 나을 거예요.” 코너가 우겼다.
아빠가 현실이라는 단호박을 던졌는데 코너가 바로 받아치지. 희망이라는 게 원래 그렇게 쉽게 포기되는 게 아니거든.
“It’s a last ditch effort, son. I’m sorry, but things have moved too fast.”
“그건 최후의 수단일 뿐이란다, 얘야. 미안하지만 상황이 너무 빠르게 나빠졌구나.”
상황이 너무 빨리 돌아가서 어른들도 손쓰기 힘든 지경인가 봐. 아빠의 사과가 참 무겁게 느껴지네.
“It’ll heal her. I know it will.” “Conor,” his father said.
“그 약이 엄마를 고칠 거예요. 전 알아요.” “코너야.” 아빠가 불렀다.
전 알아요라고 말하는 코너의 목소리가 떨리는 것 같아. 아빠는 아들의 그 고집이 안쓰러운 거겠지.
“The other reason your grandma was mad at me was because she doesn’t think me or your mum have been honest enough with you.
“네 할머니가 나한테 화를 내신 또 다른 이유는, 나와 네 엄마가 너에게 충분히 솔직하지 못했다고 생각하시기 때문이야.”
할머니는 아이도 진실을 알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시나 봐. 어른들의 선의의 거짓말이 때론 독이 되기도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