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cDonald’s line wasn’t really that long; I just . . I just didn’t want to sit there with all those people looking at us or whatever.”
“맥도날드 줄은 사실 그렇게 길지 않았어. 그냥... 사람들이 우리를 쳐다보는 곳에 앉아 있고 싶지 않았을 뿐이야.”
햄버거 줄이 길어서 늦은 게 아니라 시선이 싫어서 숨어있었군요. 완벽해 보이려 애쓰던 소년의 인간적인 허점이 드러나는 순간이라 묘한 유대감이 생깁니다.
“At me, mostly,” I said. You could glance at Gus and never know he’d been sick,
“주로 나를 쳐다본 거겠지.” 내가 말했다. 거스를 흘끗 봐서는 그가 아팠다는 사실을 전혀 알 수 없었겠지만,
거스는 티가 안 나지만 자신은 질병을 겉에 드러내고 다닌다는 말이 서글프네요. 헤이즐이 그동안 겪었을 수많은 시선의 무게가 짐작되어 마음이 무겁습니다.
but I carried my disease with me on the outside, which is part of why I’d become a homebody in the first place.
나는 질병의 흔적을 겉으로 드러내고 다녔다. 내가 애초에 집순이가 된 것도 부분적으로는 그 때문이었다.
외면의 흔적이 사람을 집안으로 숨게 만든다는 고백이 참 시리게 다가오네요. 질병의 흔적조차 자신의 주권으로 받아들이기까지 얼마나 많은 눈물이 필요했을까요. (헤이즐아 이제 집순이 탈출해서 암스테르담 가잖아. 거기선 아무도 신경 안 쓸 거야 ㅋ. 네 삶의 주인공은 너니까 당당해지자고 ㅋ.)
“Augustus Waters, noted charismatist, is embarrassed to sit next to a girl with an oxygen tank.”
“유명한 카리스마 가이 어거스터스 워터스 씨는 산소 탱크를 든 소녀 옆에 앉는 게 부끄러운가 보네.”
굳이 '카리스마 가이'라고 부르며 비꼬는 헤이즐의 유머가 찰지네요. 산소 탱크 때문에 기죽지 않으려는 그녀의 당당함이 엿보입니다.
“Not embarrassed,” he said. “They just piss me off sometimes. And I don’t want to be pissed off today.”
“부끄러운 게 아니야.” 그가 말했다. “그냥 가끔 사람들이 짜증 나게 굴어서 그래. 오늘은 기분 망치기 싫거든.”
사람들 시선을 신경 쓰는 게 아니라 그들의 태도가 짜증 날 뿐이라는 거스입니다. 오늘은 오로지 헤이즐과의 시간에만 집중하고 싶은 모양이죠?
After a minute, he dug into his pocket and flipped open his pack of smokes.
잠시 후, 그는 주머니를 뒤져 담뱃갑을 툭 열었다.
또 담배를 꺼내는 걸 보니 이제는 거의 습관처럼 보이네요. 비행기 안이라는 장소의 특수성을 잠시 잊은 것 같아 긴장되는 순간입니다.
About nine seconds later, a blond stewardess rushed over to our row and said, “Sir, you can’t smoke on this plane. Or any plane.”
약 9초 뒤, 금발의 승무원이 우리 자리로 달려와 말했다. “손님, 이 비행기 안에서는 흡연하실 수 없습니다. 다른 어떤 비행기에서도요.”
승무원이 정말 쏜살같이 달려오시네요. 비행기 안에서 금연은 아주 당연한 상식이지만 거스에게는 그저 은유를 위한 소품일 뿐입니다.
“I don’t smoke,” he explained, the cigarette dancing in his mouth as he spoke. “But—”
“담배 안 피워요.” 입안에서 담배를 까딱거리며 그가 설명했다. “하지만—”
승무원 입장에서는 담배를 물고 있는 것 자체가 위협적이었을 거예요. 다른 승객들도 속으로 꽤나 겁을 먹었을 것 같습니다. (거스야 은유도 장소를 좀 가려가면서 해야 사랑받는 거야 ㅋ.)
“It’s a metaphor,” I explained. “He puts the killing thing in his mouth but doesn’t give it the power to kill him.”
“이건 은유예요.” 내가 대신 설명했다. “죽음을 부르는 물건을 입에 물고는 있지만, 그게 자신을 죽일 힘은 주지 않는 거죠.”
헤이즐이 대신 나서서 은유의 철학을 설명해 주는 장면이네요. 죽음의 물건을 길들인다는 발상이 참 심오하면서도 엉뚱하게 느껴집니다.
The stewardess was flummoxed for only a moment. “Well, that metaphor is prohibited on today’s flight,” she said.
승무원은 아주 잠깐 당황하더니 말했다. “글쎄요, 그 은유는 오늘 비행에서 금지되어 있습니다.”
은유조차 금지한다는 승무원의 대답이 아주 단호하군요. 융통성 없는 규정 앞에서 대문호의 수사학도 힘을 잃고 맙니다.
Gus nodded and rejoined the cigarette to its pack. We finally taxied out to the runway
거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담배를 다시 담뱃갑에 넣었다. 우리는 마침내 활주로로 천천히 이동하기 시작했다.
결국 고분고분 담배를 집어넣는 거스의 모습이 왠지 모르게 귀엽네요. 이제 비행기가 활주로로 이동하며 본격적인 여행의 서막을 알립니다.
and the pilot said, Flight attendants, prepare for departure, and then two tremendous jet engines roared to life and we began to accelerate.
기장이 “승무원 여러분, 이륙 준비해 주십시오”라고 말하자, 두 개의 거대한 제트 엔진이 굉음을 내며 가동되었고 비행기가 속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제트 엔진의 굉음이 독자님들 귓가에도 들리는 것 같지 않나요? 좁은 기내에 가득 찬 긴장감과 설렘이 동시에 폭발할 것 같은 기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