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tness also that when we talk about literature, we do so in the present tense. When we speak of the dead, we are not so kind.)
(우리가 문학에 관해 이야기할 때는 현재 시제를 사용한다는 사실도 보게나. 죽은 이들에 대해 말할 때 우리는 그렇게 친절하지 못하지.)
문학은 현재 시제로 말하지만 정작 죽은 자에게는 무심한 산 자들의 속성을 꼬집습니다. 반 호텐은 참으로 뼈 때리는 말을 잘 골라서 하네요. (팩트 폭격기에 정신이 혼미해질 지경이야 ㅠ)
You do not immortalize the lost by writing about them. Language buries, but does not resurrect.
잃어버린 것들에 관해 쓴다고 해서 그들을 불멸하게 만들 수는 없네. 언어는 매장할 뿐, 부활시키지 못하니까.
글을 쓴다고 죽은 자가 살아 돌아오는 건 아니라는 비정한 진실입니다. 언어의 한계를 지적하며 어거스투스의 환상을 깨부수는군요.
(Full disclosure: I am not the first to make this observation. cf, the MacLeish poem “Not Marble, Nor the Gilded Monuments,”
(솔직히 털어놓자면, 이런 관찰을 내가 처음 한 것은 아니네. 맥리쉬의 시 '대리석도, 화려한 기념비도 아닌'을 참고하게나.)
본인의 생각이 독창적인 건 아니라고 슬쩍 덧붙입니다. 맥리쉬의 시를 인용하며 지적인 허영심을 다시 한번 뽐내시죠?
which contains the heroic line “I shall say you will die and none will remember you.”)
그 시에는 "나는 자네가 죽을 것이며 아무도 자네를 기억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하겠네"라는 영웅적인 시구가 담겨 있다네.)
결국 아무도 기억하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시구가 이어집니다. 어거스투스가 제일 두려워하는 망각을 정면으로 건드리는군요.
I digress, but here’s the rub: The dead are visible only in the terrible lidless eye of memory.
이야기가 샜군. 하지만 문제의 핵심은 이것이라네. 죽은 자들은 오직 기억의 그 끔찍하고 눈꺼풀 없는 눈을 통해서만 보인다는 것.
죽은 자는 오직 남겨진 자의 기억 속에서만 고통스럽게 존재한다는 뜻이죠. 눈꺼풀 없는 눈이라니 표현이 참으로 서늘하게 들립니다.
The living, thank heaven, retain the ability to surprise and to disappoint.
하늘에 감사하게도, 산 자들은 여전히 사람을 놀라게 하거나 실망하게 하는 능력을 유지하고 있지.
실망을 주더라도 살아있는 게 낫다는 생존의 가치를 강조합니다. 죽어서 완벽해지는 것보다 살아서 사고 치는 게 훨씬 소중한 법이니까요.
Your Hazel is alive, Waters, and you mustn’t impose your will upon another’s decision, particularly a decision arrived at thoughtfully.
워터스 군, 자네의 헤이즐은 살아있네. 자네의 의지를 다른 이의 결정에 강요해서는 안 되네. 특히 그것이 심사숙고 끝에 내려진 결정일 때는 더욱 그렇다네.
헤이즐의 결정을 존중하라는 충고가 꽤나 묵직하게 다가옵니다. 어거스투스에게 이기적인 마음을 버리라고 조언하는 것 같네요.
She wishes to spare you pain, and you should let her. You may not find young Hazel’s logic persuasive,
그녀는 자네가 고통받지 않기를 바라고 있으니 자네도 그녀를 놓아줘야 하네. 자네는 어린 헤이즐의 논리가 설득력 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사랑하기 때문에 멀어지려는 헤이즐의 마음을 이해하라는 뜻이겠죠. 논리보다는 감정의 영역을 건드리는 조언으로 들리네요.
but I have trod through this vale of tears longer than you, and from where I’m sitting, she’s not the lunatic.
하지만 나는 자네보다 더 오래 이 눈물 골짜기를 걸어왔고, 내 눈에 미친 사람은 그녀가 아니라네.
인생의 쓴맛을 더 오래 본 선배로서 헤이즐의 손을 들어줍니다. 미친 건 그녀가 아니라 오히려 집착하는 자네일 수도 있다는 메시지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Yours truly, Peter Van Houten. It was really written by him.
피터 반 호텐 올림. 정말 그가 직접 쓴 편지였다.
실존 인물의 서명을 확인하니 전율이 돋네요. 이제야 진짜 소설가의 실체를 마주한 기분입니다.
I licked my finger and dabbed the paper and the ink bled a little, so I knew it was really real.
손가락에 침을 묻혀 종이를 톡톡 두드려 보자 잉크가 약간 번졌다. 그래서 나는 이것이 정말 진짜라는 것을 알았다.
침을 묻혀서 확인하다니 원시적이지만 확실한 방법이죠. 잉크가 번지는 걸 보니 이건 영혼 가출할 만큼 귀한 진짜입니다.
“Mom,” I said. I did not say it loudly, but I didn’t have to.
"엄마." 내가 말했다. 크게 부르지는 않았지만, 그럴 필요가 없었다.
엄마는 소환 주문이라도 외운 듯 즉각 반응하시네요. 늘 곁에 있는 든든한 아군이 있다는 건 축복이죠. (엄마는 역시 5G급 속도로 나타나야 제맛이지 ㅋ)